“산업銀 조기민영화 무리 없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산업은행을 연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매각하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재차 강조하고 “달라진 것은 민영화의 시기를 4년에서 3년으로 앞당긴 것”이라고 밝혔다.

23일 전 위원장은 방미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산업은행 매각 관련 실무작업은 완료돼 있는 상태로, 관계기관간의 협의를 준비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 위원장은 “관계 기관의 협의가 시작되는 시기가 이달 내 혹은 내달초로 넘어갈 수도 있고, 협의 과정을 거치는 기간이 얼마나 될지 결정되지 못했지만 당초 계획대로 차질없이 추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과정에서도 다양한 각도에서 밸류에이션을 검토하면서 속도 면에서 이행하고 가치를 실현하는데는 차질이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조기 민영화로 인한 가치저평가 우려를 일축했다.

즉 시장상황의 변화에 따라 조기민영화를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서두르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은 오해라는 것이다.

전 위원장은 “현재 정상적인 금융시장이고, 정상적인 금융매각이라면 1년 정도 앞당긴다고 해서 무리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전날 삼성그룹의 경영쇄신안을 통해 밝힌 비은행 금융업 강화안에 대해서도 “삼성이 어떤 형태든지 비은행 등의 경쟁력 있는 금융그룹으로 성장하는 것이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은행업 비진출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금산분리를 추진한다고 해도 점진적·순차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삼성이 바로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없었다”며 “삼성이 하루아침에 은행업에 진출한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큰 변화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밖에 한국은행의 금리동결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 위원장은 “금리를 낮추는 것이 시장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언급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경기침체가 출혈이라면 물가는 혈압”이라며 “혈압을 올리더라도 출혈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비유했다.

즉, 금리를 현 수준에서 다소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소신성 지론을 밝힌 것.

최근 부각되고 있는 국내은행의 외화차입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이런 상황이 사실이지만 실제로 국내은행의 유동성 비율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차입 조건이 악화돼 금액자체도 경색되는 현상은 전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므로 조달여건이 더 나빠진다면 정부로서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겠냐”고 밝혔다.

한편 전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을 수행,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뉴욕증권거래소 방문, 금융인 초청 오찬간담회, 투자환경설명회, CEO라운드테이블 등을 통해 FRB 버냉키 의장, SEC 콕스 의장, S&P 샤르마 회장, 루빈 전 재무장관, 국제금융연합회 찰스 달라라 총재 등 미국 금융계의 유력한 인사들과 면담했다.
이같은 기회를 통해 서브프라임 불안 속에서도 한국자본시장이 보이고 있는 강한 내성에 대해 설명했으며, 미국 금융시장 관계자들도 양국간의 적극적인 협조의 뜻을 표명했다.

▲ 전광우 금융위원장(사진 왼쪽)은 지난 17일 FRB를 방문해 밴 버냉키 의장과 한미 금융당국간의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