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이트레이드증권은 최대주주인 SBI이트레이드가 LS그룹 계열사인 LS네트웍스와 최대주주 지분매각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LS그룹이 지난해 델타투자자문을 인수해 LS자산운용으로 바꾸고 자문사에서 자산운용사로 전환을 추진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단순 위탁매매보다는 증권 등 금융업 전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S네트웍스측도 이트레이드증권의 주식 인수제의에 대해 유보자금의 효율적 활용차원에서 투자참여를 추진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LS네트웍스 한 관계자는 “충분한 유보자금을 가지고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이트레이드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2400억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그룹에 이어 국내 대기업의 증권업 진출이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이트레이드증권은 대주주가 이트레이드를 설립했을 때와 코스닥에 상장할 때도 매각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매각을 목적으로 만든 증권사인 만큼 KB국민은행 등 지분매각설은 자주 시장주변을 맴돌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흥증권 인수가 매각 PBR 4.6배였던 점을 고려하면 3326억원 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현재 이트레이드 대주주인 이트레이드저팬의 지분가치는 2346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LS측이 대주주 지분 72.56%(977만4000주) 전량을 사들인다면 인수금액 대략 3700억~4000억원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는 절대금액 기준 한누리증권(2633억원), 신흥증권(2089억원)에 비해 많게는 2배가량 높아 LS측이 지분 중 일부만 매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정 부분을 직접 매입하고 PEF(사모투자펀드) 방식으로 우호적· 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LS그룹은 당초 LIG그룹과 공동으로 증권업 진출을 추진해왔으나 LIG와의 시각 차이로 독자진출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업계의 관심도 높아졌다. 현대·기아차그룹이 신흥증권을 인수해 현대차IB증권으로 출범하면서 업계와 시장에 미치는 파급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차IB증권의 경우 현대차와 현대카드가 보유한 리테일 고객을 활용하고 그룹 차원의 적극 지원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에 IB 및 자산관리 부문에서 수익을 창출해 중대형 증권사로 성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
반면 현재 이트레이드의 시장 지배력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LS네트웍스가 현대·기아차에 비해 중량감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큰 영향을 끼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과거 LG투자증권이 우리투자증권으로 합병되기 전의 증권영업을 해왔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트레이드증권의 인수를 무시할 수도 없다는 견해도 있다.
아울러 LS전선 구자열닫기

구자열 부회장은 지난 1999년 과거 이트레이드증권의 전신인 이트레이드증권중개 설립 당시부터 2005년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이석용 전 사장과의 남다른 인연도 변수다.
당시 LG투자증권은 이트레이드증권중개에 15% 지분에 해당하는 자금을 출자한 바 있고, 이 전 사장의 LS전선 사외이사 재직 등 옛정이 두텁기 때문이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