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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tech] 대주거래, 길어지는 조정장 貸株 거래 해볼까

배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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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03-23 18:13

뚜렷한 하락 징후땐 주식 빌려 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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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대외악재들이 불거지면서 조정장이 길어지자 최근 재개된 대주거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먼저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더 하락하면 그 가격에 다시 주식을 사서 갚으면 되니 하락장에서도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나 주식을 빌렸다가 주가가 오르기라도 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회사 동료들에게 자주 돈을 빌리는 만원만씨가 이번엔 주식을 빌렸단다. 주식을 빌리다니 그게 무슨 소린지? 만원만씨의 설명을 들어보니 그럴듯하다. 한달전 증권사에서 번쩍전자의 주식 5000주를 빌려서 주식시장에서 주당 1만원에 팔았는데, 어제 빌렸던 주식을 다시 사서 되갚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제 주가는 한달전보다 떨어진 9000원이었기 때문에 만원만씨는 주당 1000원씩 총 500만원의 돈을 벌 수 있었다는 설명이었다.

◇ 하락장서도 차익 거래

만씨가 한 것이 바로 ‘대주거래’다. 대주거래란 증권사들이 주식을 개인들에게 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거래로 개인들은 주식을 빌려와서 매도한 다음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다시 주식을 사서 증권사에 갚으면 된다.

개인의 대주는 증시 과열을 우려해 정부가 1986년 이후 사실상 금지해 오다가 올 들어 다시 재개됐다.

지난 1월말 증권금융이 22년만에 대주거래를 재개한 이후 7거래일만에 거래 누적액이 1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대주잔고 금액도 서비스 재개 당시 4900만원에 그쳤지만 보름여만에 50억원을 돌파하는 등 초기 행보가 뜨겁다.

주식이 비쌀 때 빌려서 매도한 뒤 가격이 떨어지면 이를 사서 갚는 차익거래이기 때문에 하락이 예상되는 장세와 종목에 관심이 높아진 탓이다.

최근 원자재가격 상승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요인들이 부각되면서 주식시장의 불안정성 심화와 변동성의 확대되고 있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투자자는 빌린 주식을 되갚을 때까지 주식을 판 돈 전액을 증권사에 담보로 예치해야 하고, 그 대가로 증권사가 정한 이용료율에 따른 수익을 추가로 얻는다. 그러나 대상종목의 주가가 상승하면 그만큼의 손실을 안게 된다. 증권금융 관계자는 “대주가 허용되면서 증시 침체기에도 새로운 투자 수단이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증권금융 등에서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빌리는 거래는 ‘대차거래’라는 용어를 써서 대주거래와 구분한다. 대차거래와는 시장, 이용자, 수수료 여부 등 몇 가지 다른 점이 있을 뿐 주식을 빌려 차익거래를 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그동안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에겐 주식을 빌려 팔 수 있는 대차거래만 허용됐었다.

대주거래는 장내시장에서, 대차거래는 장외시장에서 가능하다. 대차거래는 기관투자가가 이용할 수 있고, 대주거래는 개인투자자가 이용할 수 있다.

◇ 유상증자·CB 발행시 유용할 듯

대주거래는 위에서 예로 든 일반적인 거래뿐 아니라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생과 같이 주가변동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적절하게 활용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왕대주씨는 작년 10월 29일부터 이틀간 실시된 M증권사의 전환사채(CB) 발행 공모에 청약해 100주를 받았다. 당시 주가는 15만원이었고 전환가격은 13만원인 상황. 이 CB는 12월 1일부터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한 조건이었다.

청약 후 전환이 시작되기 전인 11월 5일 M증권사의 주가가 20만원 언저리에서 오르내리자 왕대주씨는 “12월 1일부터 주식전환이 시작되면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 같은데”라고 예상했고, 현재 주가로 수익을 확정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그는 자신이 배정받은 만큼의 M증권사 주식 100주를 주당 20만원에 거래 증권사의 신용계좌를 통해 빌려서(대주) 매각했다.

그의 예상대로 전환일에 이르렀을 때 주가는 하락했고 결국 12월 3일 주가가 16만원에 다다랐을 때 왕씨는 전환권을 행사해 주식을 갚으면서 투자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

왕씨가 얻은 수익은 얼마나 될까? 먼저 전체 투자금액은, 전환사채 청약 납입대금으로 13만원×100주=1300만원, 여기에 대주증거금으로 주당 20만원×100주×40%=800만원이 들어 총 2100만원이 소요됐다.

매각대금에 대한 이자비용으론 20만원×100주×1%(이용료율)×28일/365일=1만5342원이 들었다.

여기에 20만원에 팔고 13만원으로 되갚았으므로 주당 7만원씩×100주=700만원, 이렇게 해서 총 701만5342원의 차익을 거두게 된 것이다.

만일 CB가 주식으로 전환될 때까지 기다려 같은 날 팔았다면 300만원의 순수한 차익만 손에 쥐었을 것이다.

실제 이런 일이 쉽게 일어날 수 있을까? 작년 말 미래에셋증권의 CB발행을 토대로 재구성한 사례이니 그럴듯하게 부풀린 그림 같은 말은 아니다.

① 투자금액 : 총 2100만원

청약대금 13만원×100주=1300만원+대주증거금 20만원×100주×40% =800만원

② 매각대금이자 : 20만원×100주×1%(이용료율)×28일/365일=1만5342원

③ 매매차익 : 20만원-13만원 =7만원×100주=700만원

④ 투자수익 : ②+③=701만5342원

◇ 대주 가능종목·참여증권사 확대

현재 대주거래가 가능한 대상종목은 삼성전자, SK텔레콤, POSCO, 기업은행, 대우증권, 대한항공, LG데이콤, 현대차, 삼성중공업, 현대건설 등 총 295개 종목이며 앞으로도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이중 오스템임플란트, 미래에셋증권, 두산중공업, 현대미포조선, STX팬오션, 동국산업, SK증권 등의 거래가 활발하다. STX팬오션은 한국과 싱가포르 증시에 동시 상장돼 있어 한국 주가가 비쌀 때 대주를 활용해 주식을 판 뒤 싱가포르 주식으로 갚는 국가간 차익 거래도 가능하다.

현재 대주거래는 증권금융과 제휴를 맺은 키움증권과 굿모닝신한·현대증권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대주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이 중 한 곳에 신용거래계좌를 만들면 된다. 주식대여 한도와 기간은 증권사마다 각각 다르다.<표 참조> 수수료는 없지만 주식을 판 돈 전액을 증권사에 담보로 예치해야 하며, 주가 상승시를 대비해 매각대금의 일정 비율을 증권사에 추가 예치하게 된다.

올 상반기 중에는 하나대투·동부·NH·한양·교보증권 등에서도 대주거래에 나설 수 있게 돼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증권금융과 5개 증권사는 IT시스템 등을 정비해 조만간 대주거래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또 한국투자·동양종금·신영·SK·CJ투자증권 등도 올해 안에 대주거래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특정종목 일시적 투자해야

대주거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보다 증시가 기간조정을 보이고 있는데다 변동성 증가로 헤지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금융측은 “대주제도는 주가 이상 급등시에는 주식을 팔게 되므로 과잉상승을 억제하고 하락시에는 앞서 판 주식을 사는 수요로 작용해 주가의 급등락을 완화하는 좋은 기능을 갖고 있다”면서 “개인투자자들이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대주거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주거래는 대상종목의 주가 상승시 손실이 발생한다.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고 주가가 오른 뒤 팔아 돈을 갚고 차액을 챙기는 신용거래와 정반대의 리버스(reverse) 구조이기 때문에 주가 하락이 뚜렷하게 예상되는 종목에 한해 일시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초기 투자비가 거의 들지 않아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상당한 리스크를 져야 하기 때문에 주가 하락기의 대안투자로서 활용하는 선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악의 경우 일반적인 주식투자가 투자원금의 전액 손실로 끝나지만 대주거래는 주가가 오르는 만큼 손실폭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락이 예상되는 특정 종목에 일시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좋지만 투자금 전액을 대주거래에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증권회사 대주 이용 비교표>
                                                대주수수료는 징구하지 않음, 최저담보유지비율 : 140%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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