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각 증권사별로 IB영업부문이나 리스크관리, 전략기획, 파생상품 담당 부서 임원에 메릴린치, 씨티글로벌마켓, 골드만삭스 등 내로라하는 투자은행 대표 출신들을 영입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는 것.
이는 내년 자본시장통합법의 실시로 PI나 IB사업에 필요한 정교한 리스크 관리 체계와 더불어 취급상품의 다양성이 증가함에 따라, 이를 효과적으로 대처할만한 전문 인력의 니즈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산업계나 외국계 대주주를 거느린 쟁쟁한 신규 플레이어들의 증권업계 진입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각 증권사들이 경쟁력을 제고 하기 위한 의지로 해석되고도 있다.
지난 17일 삼성증권은 미국 메릴린치 본사의 리스크관리 최고책임자(COO:Chief Operating Officer: 최고운영책임자)를 역임한 권경혁 전무를 리스크관리 총 책임자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스위스 출신의 상품전문가도 조만간 영입 할 예정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세계 최고 투자 은행의 경험을 지닌 권경혁 전무 영입으로 향후 삼성증권에 글로벌수준의 리스크 관리 전담조직과 시스템을 갖추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권경혁 전무 영입 외에도 지난해부터 배호원 사장이 직접 뉴욕과 유럽을 돌며 우수인력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토종 IB증권사를 지향하고 나선 하나IB증권도 쟁쟁한 외국계 거물들이 주요 요직을 두루 차지하고 있다. UBS와 골드만삭스 한국대표를 지낸 이찬근 대표를 비롯 올 들어 BNP파리바증권 대표를 지낸 이승국씨를 전략기획 담당 전무로, 도이치증권 한국지점 대표를 지낸 추용 씨를 주식본부장에 각각 영입한 것.
이 밖에도 굿모닝신한증권은 다양한 상품 운용 강화를 위해 전 PCA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유정상 상무를 지난 1월 상품운용총괄 본부장에 임명했고, 우리투자증권도 헤지펀드 등 해외운용사업부 역량강화를 위해 전 동경골드만삭스 상무 출신인 김중백 상무를 Global Proprietary Trading 센터장으로 2월 초 영입했다.
다만, 증권가로 이직한 이들 글로벌 금융기관 출신 전문가들이 국내 증권사에 입성해 모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다.
실제 지난 9월 골드만삭스 한국지사 대표 출신의 이병호닫기

이 밖에도 기존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국내 증권가로 입성한 전문가중에서, 아직 눈에 띄는 구체적인 사업 성과 시너지를 내놓은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
업계에 정통한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자통법과 글로벌 투자은행을 지향하기 위해 각 증권사마다 외국계 출신 인사들을 스카웃하기 위해 혈안이지만, 당초 영입이후 국내 금융기관에서 그들이 제 역량을 살리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국내 증권사는 조직문화가 강하고 성과급 보상시스템이나 사업 환경이 외국계와 상이해 외국계 출신들이 적응하지 못하는 애로사항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향후 자통법 시대를 맞아 외국계 전문 인력들의 영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증권사 입장에서도 외국계 전문 인력들과 효과적으로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 보상체계나 기업문화, 커뮤니케이션 툴 마련 등을 보완해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