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맥스소프트는 지난 12일 간담회를 통해 김병국 대표의 뒤를 이을 경영인으로 박대연 CTO가 직접 나섰고, 이를 계기로 기술경영체제를 확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대연 CTO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CEO직을 겸하게 된 것은 내부 사정에 의해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이라며 “CEO를 겸하기로 결정한 기간은 길어야 3~4일 가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병국 대표의 뒤를 이을 전문 경영인을 물색해 봤지만 마땅한 인물을 찾을 수 없었다”며 “결국 스스로가 CEO직을 겸하기로 결정했지만 능력 있는 CEO가 있다면 언제든 다시 CTO 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직을 겸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완비된 기술력을 경영에 접목하는 기술경영을 추진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박 CTO는 “티맥스소프트는 지난 10년간 기술개발에만 매진했고, 현재는 60여개의 SW 제품군을 확보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외부의 CEO를 영입하면 내부의 기술력을 이해하는데 1년이 넘는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개인적 의견을 밝혔다.
또한 “현 시점에서 티맥스소프트는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다양한 준비 작업을 추진하는 과정”이라며 “외부 CEO를 영입하면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 추진해온 준비 작업이 그만큼 지연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술 중심의 의사결정 방식 도입
새롭게 추진한다고 밝힌 기술경영의 실체에 대한 설명에서는 티맥스소프트 내부의 현황과 유수한 다국적 IT기업의 사례를 들어 풀어갔다.
박대연 CTO는 “기존 경영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티맥스가 국내에서는 유례없는 급성장을 거듭하며 내부에서의 문화적 갈등이 존재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인해 초기에 구상했던 것만큼의 성과에 미치지 못하는 실망스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는 서로 다른 문화를 합치는 데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기술로 접근해 공유하고 풀어갈 것”이라며 “신속한 기술적 의사결정은 이미 비대해진 다국적 IT 기업이 할 수 없는 티맥스만의 장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술경영의 타당성에 대한 견해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오라클의 경우처럼 기술력 하나로 회사를 설립한 인물이 CEO직을 담당하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며 “CEO가 기술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은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 매우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SW의 미래는 패키지에 있다
박대연 CTO는 이날 티맥스소프트가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필수 요건으로 SW패키지 확보와 기업의 브랜드 확립을 꼽았다.
박 CTO는 “특정 SW기업이 전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기 위해서는 매출 2000억 원에 500억 원의 순익을 낼 수 있는 규모가 되어야 한다”며 “티맥스는 아직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현재 브라질ㆍ러시아ㆍ영국ㆍ싱가폴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이르면 2009년에는 해당 조건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티맥스소프트는 기술적 측면에서는 모든 것을 완비했다고 판단하지만 기업의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 문제를 시급히 극복해야 한다”며 “매출과 브랜드 인지도가 원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판단되는 시점에는 미국에서 IPO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다국적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적 우위를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오픈프레임’을 중심으로 한 SW패키지 제품군을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박 CTO는 “프로프레임은 유닉스 환경에서 메인프레임의 SW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티맥스만의 독보적인 제품”이라며 “고객이 동 제품이 구매하면 15종 이상의 SW가 함께 패키지로 공급돼는 구조를 갖췄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제품과 공급방식이 티맥스와 같은 후발주자가 다국적 IT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결국 앞선 기술력과 모든 SW 분야를 아우르는 패키지 제품군을 갖춘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티맥스는 현재 IFRS 시장을 겨냥한 ERP 출시를 앞둔 상태로, 동 제품군을 중심으로 올해 초 밝힌 매출 목표인 2200억 수주에 매출 1600억 달성을 기록하겠다는 다짐이다.
김남규 기자 ng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