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1월 31일, 03년부터 07년 6월경까지 산하 총판으로부터 “높은 할인율로 납품받을 수 있게 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과 함께 12억5700여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다국적 IT기업 부사장 및 본부장 등 임직원 10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 총판으로부터 서버장비 등의 납품대가로 10억7000여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정보통신업체 대표 및 공무원 등의 17명은 업무상배임ㆍ배임수재ㆍ뇌물수수의 혐의로 검거했고, 이들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회사자금 10억5900여만원을 영업활동비 명목으로 수령하여 사적으로 유용한 총판 임직원 11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발표에 의하면, 다국적 기업 부사장 H○○ 등 3명은 10억원 상당의 시스템 납품과 관련하여 A총판에게 5700여만원을 추가로 할인해준 혐의와 함께 이에 상당하는 해외 골프여행 등의 개인 여행경비를 여행사에 대납케 했다는 것.
또한 다국적 기업 전 공공사업본부장 S○○(50세)씨 등 7명은 532억원 규모의 전산장비 납품과 관련하여 A총판이 높은 할인율로 제품을 공급받아 고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명절인사비ㆍ카드비용대납ㆍ전세자금ㆍ여행경비ㆍ영업지원비 명목으로 12억여원을 교부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한편, M증권 이사 J○○ 등 전산시스템 발주업체 임직원 13명은 363억원 규모의 전산장비 납품과 관련하여 A총판으로부터 사업 납품에 대한 사례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납품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8억7000여만원을 교부받았고, ○○항공청 Y○○ 등 공무원 6명은 A 총판으로부터 2억400여 만원의 뇌물을 수수받아 이중 수수액수가 소액인 공무원 3명은 불입건한 후 해당 부처통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경찰청측은 이번 발표를 통해“현재 소수의 외국계 기업은 독점하고 있는 국내 전산장비 시장에서 다수의 총판업체를 거느리며 ‘할인율’을 통해 가격결정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다국적 기업의 선택에 의해 총판업체의 납품여부 및 마진이 결정되는 역학관계로 인해 다국적 기업 임직원에 대한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금품로비 행태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동 경찰청 발표에 한국HP는 “HP는 이번 조사에 대해 알게 된 이후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였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 임으로 이 사안에 대해 더 자세히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HP는 최고의 윤리기준을 준수하는 회사이며 저희 직원들과 협력업체들도 같은 기준을 가지고 일을 한다는 것입니다”란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김남규 기자 ng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