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체적인 목표치보다 거시적인 방향성 제시에 중점을 둔 이번 발표에 의하면, 한국HP의 올해 SW사업부는 크게 제품군 보강과 금융권 SW사업 강화, 그리고 조직역량 확충을 통한 성장을 모색하는 중이다.
◆ 인프라 SW 사업에 집중 = 한국HP의 SW사업은 크게 IT관리의 최적화를 위한 BTO, 비즈니스 정보의 최적화를 위한 BIO, 통신 인프라 지원을 위한 OpenCall로 대표된다.
이중 지난해 가장 큰 변화를 보였던 영역은 기술적 접근을 요구하는 BTO로, HP는 지난해 기업 인수합병 등을 통해 BTO 영역에서만 총 7개의 제품군을 추가로 보충한 상태다. 특히 ITSMㆍSOA 등으로 대표되는 동 SW시장은 과거부터 한국HP가 강세를 보였던 분야였기 때문에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정보관리 차원의 비즈니스적 접근을 필요로 하는 BIO 영역은 지금까지 한국HP가 이렇다 할 실적을 기록하지 못했던 분야다.
그러나 HP는 지난해 말 대용량 데이터베이스 지원이 가능한 ‘네오뷰’엔진을 선보였고, 이를 기반으로 금융권 EDW와 같은 대형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HP의 박희진 이사<사진>는 “한국HP의 BIO 전략은 비즈니스의 코어단의 인프라 SW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네오뷰로 대표되는 BIO 사업은 최소 10TB 이상의 EDW 시장을 타깃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BIO 사업을 개척하기 위해 20여명 규모의 전담 영업팀을 구성하는 데 주력했다”며 “본격적으로 영업을 개시한 올해의 목표는 1개 이상의 대형 금융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네오뷰 사업 강화가 기존 BI 업체와의 직접적인 경쟁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의견에는 “한국HP는 기존 ISV와의 1:1 경쟁보다는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면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대용량 데이터베이스 관리 툴인 네오뷰 엔진을 탑재한 시스템을 공급할 수도 있다”고 밝혀 IBMㆍ오라클 등과의 경쟁도 마다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끝으로 통신 시장을 겨냥한 OpenCall 사업에 대해서는 통신사의 통합 이슈 등에 대응한 차세대 플랫폼 솔루션의 제공을 강화할 것이라 설명했다.
◆ EDW 경쟁자는 IBM 하나 뿐 = 수퍼돔 위주의 박스 장사에 전념하던 HP가 SW 사업을 강화하고 나선 시점은 대력 4년 전으로, 경영층의 인식전환에서부터 시작된다. 당시 HP의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HP의 각 영업부서별 매출 실적 보고서를 요구한 적이 있었고, 해당 보고서는 짧은 기간 내에 제출됐다. 그러나 똑 같은 보고서를 고객사별로 구분해 제출하라는 지시에는 모든 부서가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당시 전 세계에 분산된 720개의 데이터센터에서 해당 자료를 수집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에 HP는 본사차원에서 분산된 데이터센터의 통합작업을 지시했고, 월마트의 CIO를 영입한 전문팀을 구성해 720개로 데이터센터를 3개의 대형 데이터센터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케 해 현재는 막바지 단계에 들어선 상태다.
박희진 이사는 “전 세계에 분산된 HP의 데이터센터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네오뷰 엔진의 업그레이드 작업이 병행됐다”며 “그 과정에서 네오뷰 엔진이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아직 국내에는 대형 EDW 구축 사례가 없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15개의 대형 구축사례를 확보한 상황”이라며 “동 사업을 강화하고 나서면 앞으로 한국HP의 경쟁자가 될 기업은 한국IBM 하나 뿐”이라고 강조했다.
HP는 지난 2005년부터 본사차원의 SW 역량 강화를 위해 3500명 선이던 SW 전문 인력을 7000여명으로 증원한 상태다. 또한 지난해에는 글로벌 SW 시장에서 약 2조 원가량의 실적을 기록해 연 성장률 79%, 영업이익 306%라는 급성장을 보이기도 했다.
김남규 기자 ng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