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고금리로 정부의 서민금융 지원정책 퇴색
고금리 신용대출시장을 둘러싼 취급 금융권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계 캐피탈회사들이 7~8월경 관련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책금융기관인 기업은행 계열 기은캐피탈이 최근 이 시장 진출 계획을 확정짓고 시장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향후 신용대출시장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 제도권 금융회사들이 연 40%에 육박하는 고금리 신용대출 영업을 지속하면서 정부의 정책취지를 무색케 하는 등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 캐피탈·저축은행, 취급실적 호조
지난해 이어 저축은행과 캐피탈회사들이 고금리 신용대출 영업 강화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 캐피탈회사 가운데 고금리 개인 신용대출 상품을 팔고 있는 대표적인 여신금융회사는 현대캐피탈과 씨티파이낸셜 그리고 대우캐피탈, 롯데캐피탈 등 4개사다.
이들 가운데 2004년 9월 ‘프라임론’상품을 출시하고 가장 먼저 개인 신용대출 시장에 뛰어든 현대캐피탈은 조만간 대출 잔액 기준으로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002년 7월 신용대출 시장에 진출한 씨티파이낸셜 역시 현재 6000억원 수준의 대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대우캐피탈의 ‘내게론’(4000억원), 롯데캐피탈의 ‘롯데캡론’(2000억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저축은행 또한 저신용자 층을 대상으로 한 개인 신용대출 영업을 확대하면서 취급실적 한도를 늘리고 있다.
대출실적(잔액) 기준으로 솔로몬저축은행, HK저축은행,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 3사가 1000억원 안팎을, 제일저축은행, 스타저축은행, 모아저축은행 등도 200억~600억원대의 취급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HK저축은행은 개인 신용대출 영역을 확장한다는 방침아래 오는 6월까지 소액신용대출 잔액을 2700억원, 2009년 6월까지는 4600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 하반기 신용대출시장 경쟁 본격화되나
이처럼 대기업 계열 캐피탈회사와 저축은행 등이 신용대출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파이낸셜, 신한캐피탈, 기은캐피탈 등 은행계 여신금융회사들도 정부의 서민금융 지원확대 정책에 따라 하반기 소액 신용대출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신한캐피탈과 우리파이낸셜 등은 7~8월경 연 35~40%짜리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아래 전산인프라 확충과 조직망 구축, 인력영입 등을 서두르고 있다.
이병재 우리파이낸셜 사장은 “오는 7월 서민층을 위한 소액 신용대출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평가시스템과 전산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4~5월경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기은캐피탈 역시 최근 대주주인 기업은행으로부터 개인신용대출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하라는 요구를 받고 시장조사에 나서는 등 진출을 위한 준비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와 관련 소액신용대출시장 관계자는 “그 동안 공기업 계열 금융회사라는 부담 때문에 고금리 개인 신용대출 취급을 유보해 왔었다”고 말한 뒤 “하지만 연초 업무보고 과정에서 대주주인 기업은행으로부터 서민금융 활성화 차원에서 시장진출을 적극 검토하라는 지침을 받고,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 자회사인 하나캐피탈도 하반기부터 신용대출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취급규모를 점진적으로 늘려 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신용대출을 하기 위해 하나은행의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을 가져왔지만 고객층이 달라 실패했다”며 “고객층에 맞춰 변환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은행계 캐피탈사들이 7~8월경 소액신용대출 상품출시와 함께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하반기 이 시장을 둘러싼 취급 금융회사간 경쟁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제도 금융권 신용대출 고금리 논란도
하지만 신용대출시장이 과거 저축은행과 캐피탈회사의 부실을 키운 주범 중 하나라는 점에서 신용대출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고객DB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무차별적으로 규모를 확대할 경우 과거의 악몽이 다시 재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부업체 한 관계자는 “소액신용대출 영업의 경우 초기 인프라 구축비용이 만만치 않게 소요되기 때문에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해 공격적으로 취급실적을 확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 뒤 “하지만 제도 금융권의 진입 증가와 경쟁 격화 등으로 고객 연체율 및 사기대출 증가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정부는 서민들의 고금리 부담을 경감시켜주기 위해 제도권 금융기관들의 신용대출 확대를 적극 장려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 금융권은 대부업체와 별반 다름없는 고금리 영업을 펼치고 있어 실효성 논란마저 제기되고 있다.
예컨대 서울소재 A저축은행의 경우 신용등급이 7~9 등급으로 낮은 고객을 상대로 대부업법상 상한금리(49%)나 다름없는 48.5%를 받고 있다. 서민들의 과도한 이자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부의 환승론 도입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소비자금융연구소 심지홍 교수(단국대 경영학)는 “공공성을 추구하는 제도권 서민금융기관의 취지를 살리려면 현행 이자제한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연 30% 이하의 금리로 서민대출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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