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눈을 가리며 눈이 옵니다
예고없이 내리는 눈
지나온 길 지우며 옵니다
사방의 길 다 없어졌습니다
새로운 세상입니다, 그렇게
새 날이 왔습니다
이 눈보라 속에 잠 깨어 서 있는 것은
지나온 길 아쉬워서가 아닙니다
누굴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서러운 건 더더욱 아닙니다
오오래 전부터,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야 할 길이, 아직 많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좀 헤멨습니다
그러나 이제 떠나려 합니다
天山北路 진리를 찾아 天竺으로 떠난 혜초,
비단길 좇아가는 캐러반 天山南路 발걸음
이러했을까
희망봉 돌아 太平洋으로 나서는
돛배 이물에 선 마젤란의 눈빛이 이랬을까요
멀리 백년 만에 꽃핀다는 선인장 옆에서
하루 천리를 달린다는 汗血馬 울고 있습니다
큰 세상, 넓은 바다로 나가려 합니다
아, 눈보라 속에,
없는 길, 길 새로 만들어 떠납니다
戰場에 처음 나선 전사처럼,
大洋을 처음 보는 돛배의 선원처럼
지금 가슴은 뛰고 발걸음 가볍습니다
헤메는 자만이 길을 찾을 수 있으리니,
인제 막 길 나섭니다
새로운 비단길, Neo-Silk Road를 향하여
■ 이준후 약력
시인
1959년 나주 生
성균관대졸
산업은행 근무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