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은 다른 어느 해보다도 보험사에게는 시련이 많은 해가 될 것입니다”
보험개발원 정채웅 원장〈사진〉은 2008년도 보험시장을 이렇게 평가했다.
보험업법 개정, 자본시장통합법 제정, 감독당국의 재무건전성 감독강화, 보험판매채널 다변화, 정부의 FTA 확대 추진 등 2008년도를 맞이하는 보험업계는 다양한 제도 변화에 직면해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미국과 유럽의 증시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고 중국도 인플레 압력으로 긴축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불안정 요인은 상존하고 있어 대외적인 환경도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정 원장은 “지난해 국내 금융시장은 소비자들의 고수익상품에 대한 민감도가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라며 “이러한 소비자들의 수익민감도 심화현상은 향후에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대외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2008년 보험산업이 2007년 보다는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생명보험의 경우 2007년 성장을 이끌었던 변액보험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수입보험료 성장세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 원장은 “변액보험은 주식시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상품인데 내년도 주식시장이 금년보다는 상승률 측면에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변액보험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전체 생명보험의 성장세도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생보업계의 연금보험 캠페인과 고객들의 안정적인 노후소득마련에 대한 니즈 증가로 일반연금보험에 대한 선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변액보험 성장세 둔화로 변액연금의 성장률은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해보험의 경우 당분간은 장기손해보험이 손해보험산업 성장을 견인하는 모양을 보일 것으로 정 원장은 예상했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자동차등록대수 증가율 정체, 무사고할인효과 확대로 평균할인할증률 감소, 채널다변화 등 시장경쟁 지속 요인에 따라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반면, 장기손해보험은 상해/질병부문 중심의 수요 지속, 최근 고성장에 따른 계속보험료 유입 등으로 인해 높은 성장을 보이고, 일반손해보험은 특종보험 중심의 완만한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정 원장은 “2007년 보험산업은 주식시장 활황, 요율인상 등과 같은 외부요인에 의해 보험료 성장이 높았기 때문에 2008년에는 신규시장 발굴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가 더욱 요구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4단계 방카슈랑스 확대시행 논란에 대해서는 “방카슈랑스의 확대 시행은 소비자 피해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고, 보험료 인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며, 은행의 우월적 지위가 해소될 수 있는 시장상황이 되는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방카슈랑스 확대시행 논란이 커지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 시행된 방카슈랑스의 결과에 부정적인 측면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 방카슈랑스를 시행한 결과를 보면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은행의 우월적 지위로 보험료 인하 효과가 미미하였고, 소비자에게 상품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하지 않는 등의 불완전판매나 강압판매 등으로 소비자의 피해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또 “정부가 방카슈랑스 확대시행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한 만큼 보험업계에서는 은행의 방카슈랑스와 경쟁할만한 독립판매채널을 확대하고, 설계사 조직을 효율화 하는 등 보험판매채널을 하루 빨리 선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한편, 정 원장은 재임기간동안 보험개발원을 명실상부하게 보험시장의 핵심기능을 수행하는 최고의 보험전문기관, 최고의 보험서비스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정 원장은 “3년내에 금융연구원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연구기능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이와함께 연구분야를 보험뿐만 아니라 은행, 증권 등 전 금융권으로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회사의 글로벌화를 통해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도록 세계 보험시장의 변화에 대한 신속한 정보수집과 통계분석, 신상품 개발, 치밀하고 깊이 있는 조사연구를 통하여 세계시장 개척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