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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10년, 보험산업의 빛과 그림자

이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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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7-11-29 02:16

IMF 이후 22개 보험사 M&A 및 정리
지급여력제도, 가격자율화 등 제도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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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10년, 보험산업의 빛과 그림자
1997년 11월 21일 우리나라는 IMF에 구제금융을 공식 신청했다. 이후 IMF로부터 195억 달러, 세계은행(IBRD)과 아시아개발은행(ADB)으로부터 각각 70억 달러와 37억 달러를 지원받아 외환위기의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IMF가 지원조건으로 제시한 재정·금융 긴축과 대외개방, 금융 및 기업의 구조조정, 기업의 투명성 제고 등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 외에 미국식 감사위원회의 도입, 높은 콜금리 수준 등 국내 상황에 맞지 않는 요구 역시 수용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보험산업은 과거 괄목할 만한 성장을 통해 FY2006 자산규모 300조원을 돌파하면서 금융산업내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보험산업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변화에 대한 보험회사, 정책당국 등의 끊임없는 대응과 개선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현재, 보험산업은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WTO 및 OECD 가입 등 시장 개방, IMF 외환위기, 규제완화 등을 겪으면 질적 발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IMF 10년간 보험산업에 영향을 미친 요인들과 향후 보험업계의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 알아본다.

◇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지급여력제도 도입

외환위기는 그동안 과도한 사업비를 집행해 오고 방만한 영업을 해왔던 보험사들에게는 직격탄이었다. 1998년 이후 총 16개 생명보험회사, 4개 손해보험회사, 2개 보증보험회사가 계약이전 및 M&A를 통하여 구조조정이 되었다.

보험업계의 구조조정은 1998년 6월 생명보험사에 대해 지급여력 부족비율에 따른 제재조치가 내려지면서 구조조정은 시작됐다.

고려·국제·태양·BYC 등 4개 생보사의 보험계약이 제일·삼성·흥국·교보생명으로 넘어갔고, 동아·국민·태평양·한덕·한국·조선·두원 등 7개 생보사가 매각됐다.

한국과 조선생명을 인수한 현대그룹이 2000년 현대생명을 출범시켰지만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결국 대한생명으로 보험계약이 이전됐고, 삼신올스테이트생명 역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대한생명으로 넘어갔다.

이후 대한생명도 자체 경영정상화가 불가능해져 예금보험공사가 공적자금을 투입했고 2002년 한화그룹이 인수하게 된다. 2001년에는 대신생명이 녹십자로 넘어갔고, 2004년에는 한일생명이 KB생명으로 계약이전되면서 생보사 구조조정은 일단락됐다.

손해보험사에 대한 구조조정은 회사채보증으로 부실화된 보증보험사부터 시작됐다.

한국 및 대한보증보험이 1998년 서울보증보험으로 합병됐는데 IMF 이후 기업의 연쇄부도로 동반 부실, 1999년에 1조25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이처험 보험업계의 구조조정은 EU식 지급여력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지급여력제도는 외환위기 당시 IMF의 권고로 1999년 5월부터 EU방식을 우리나라 실정에 반영하여 사용하고 있다.

특히, 지급여력금액과 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구성된 지급여력비율을 적기시정조치와 연계하여 활용함으로써 은행권에 적용된 BIS비율과 같이 재무건전성에 대한중요한 판단기준이 되고 있다.

지급여력제도는 보험산업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합리적 재편을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으며, 보험회사도 과거 성장 위주의 전략에서 리스크와 재무건전성을 고려한 경영전략으로 전환하는 등 건전한 산업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금융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지급여력비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감독을 강화함에 따라, 보험산업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제도 도입 직전인 1999년 3월말 기준 생명보험회사의 평균 지급여력비율은 13.1%, 손해보험회사는 38.6%에 불과하였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지급여력비율이 상승했다. 〈표2 참조〉

◇ 시장개방 및 외국사 진출 확대

외환위기는 외국계 보험회사들의 국내 시장 진출을 가속화시켰고 국내 보험시장에서의 외국계 보험사들의 영향력을 확대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OECD 가입을 통해 각종 진입장벽이 해소되면서 외국자본에 내국인 대우를 부여하고 국경간 거래(Cross-border)를 허용하는 등 보험시장 개방이 질적으로 큰 진전을 이루었으며, IMF 이후 보험산업의 외자유치로 외국사 진출이 본격화됐다.

외국계 보험회사들은 주로 생명보험 시장을 중심으로 진출하였고 최근에는 방카슈랑스, 변액보험 판매 등 공격적 마케팅을 바탕으로 FY2007 상반기 생명보험에서의 시장점유율은 20%이상을 차지했다.

외국계 보험사들의 시장점유율 증가는 내국계 대형생보사들의 시장점유율을 하락시켰다.

외환위기 이전인 FY95에 대형 생보사들의 시장점유율은 61.3%였으나 1998년 보험시장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인한 인수합병 등으로 인해 FY2000에는 80.9%까지 급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보험시장의 개방이 본격화 되면서 FY07 상반기에는 57%대까지 떨어졌다.〈표1 참조〉

특히 깨지지 않는 아성을 자랑하던 삼성생명의 철옹성이 무너지면서 생명보험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시장점유율이 30% 아래로 떨어졌다. 급성장하는 중소형사와 외자계 생보사의 공세에 마지노선인 30%가 무너진 것은 본격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손해보험에서는 특수하고 전문화된 시장에 국한하여 진출하고 있어 점유율은 매우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AXA가 교보자동차보험을 인수하고 뮌헨리 또한 온라인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장개방과 함께 가격자율화도 진행되었다. 과거 국내 보험산업은 공공성과 사회성이 강조되는 특성상 정부 규제하의 협정요율 체계를 운영하여 왔으나, 1992년 WTO체제 하에서의 금융시장 개방 협상을 계기로 1993년 12월 실질적 경쟁 도입을 위한 보험상품 가격자유화방안이 확정됐다.

생명보험의 가격자유화는 계약자배당을 시작으로 해서 보험료는 범위요율에서 완전자유요율로 확대되는 점진적인 방식으로 추진되었고, 손해보험의 경우에는 단계적으로 추진되었으지만 종목별로 추진일정이 달랐다. 특히 자동차보험의 경우 국민경제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부가보험료와 순보험료를 순차적으로 자유화하였다.

가격자유화의 추진을 통해 보험회사는 계약자 특성을 반영한 요율로 특화된 다양한 상품 공급이 가능해져 상품개발이 활발해졌다.

◇ 자산운용 패턴의 변화

IMF 외환위기 이후 최근까지 지속되었던 저금리 추세는 금리 역마진 문제와 함께 보험회사의 자산운용에 있어서 많은 변화를 초래했다.

과거 고성장세를 지속하던 우리 경제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많은 기업들이 부도를 경험하고 투자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국공채와 같은 안전한 자산으로 자금이 몰리고 금리는 하향 추세를 지속해왔다. 〈그래프1 참조〉

외환위기와 저금리 기조의 지속은 보험회사의 자산운용 수익률 자체에는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하였지만, 위험을 회피하고 안정성을 중시하는 자산운용전략을 구사, 기업대출 등 대출금 규모를 축소하고 안전한 자산에의 투자 비중을 높이는 등 자산운용 포트폴리오상의 변화를 하게 됐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는 대출채권의 비중이 전체 운용자산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한편, 과거 안정적 성장기의 경제 상황 하에서 판매된 고금리 보장상품은 시장이율의 하락으로 금리역마진의 문제를 야기해 국내 보험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

이로 인해 보험회사에서는 금리역마진의 해소를 위해 그간 몇 차례에 걸쳐 예정이율의 인하를 단행한 바 있으며, 저금리 기조 지속에 대비하여 최저 보장이율 인하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됐다.

◇ 보험상품 수요변화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국가로 IMF 외환위기 이후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이와 관련한 수요 변화가 보험산업에 반영되고 있다. 50대 인구 구성비가 2005년 10.9%에서 2015년 15.0%로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은퇴와 관련된 각종 보험수요 즉, 저축, 투자, 연금, 건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상품의 성장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일반연금, 개인연금, 변액보험 등이 포함되어 있는 생존보험이 전체 생명보험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생존보험의 점유율은 FY1998 22.0%에서 점차 증가하여 2007년 1분기에는 29.6%로 높아졌다.

또한 건강에 대한 수요 증가로 생명보험, 손해보험 모두 질병 관련 상품의 성장이 빠르게 증가하고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사망보험에서 차지하는 질병보험 비중은 2006년 9월 40.8%로 확대되었으며, 장기손해보험에서 상해/질병부분이 차지하는 비중도 55.1%로 증가했다.

IMF 외환위기 이후 보장성보험 중심의 시장 구도에서 저축성보험에 대한 수요를 이끌어내면서 변액보험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2001년 도입 이후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며 생명보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변액보험은 보험측면과 투자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복합적 금융상품으로서 금융겸업화 시대 흐름을 반영한 상품이기도 하다. 변액보험은 도입 초기 전문 판매인력의 부재, 금융시장 여건의 미성숙 등으로 부진한 판매실적을 나타내었으나, 2004년 4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시행으로 판매 개시된 적립식펀드와 함께 간접투자시장의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FY2007 전체 생명보험에서 26.3%의 점유율을 나타내는 등 생명보험의 신성장 영역으로 발전하였다.

◇ 방카, 온라인자보 등장

외환위기 이후 보험산업의 상품판매채널 변화에서는 방카슈랑스와 온라인자동차보험은 빼놓을 수 없는 부문이다.

방카슈랑스는 2003년 8월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되고 있으며 보험산업의 주요 채널의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1단계 도입 이후 보험산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하여 ‘05.3월 방카슈랑스상품 및 판매일정의 단계별 시행, 은행의 1개 보험사 판매비중 인하(49%→25%), 은행의 우월적 지위남용 방지기준 마련 및 상품 심사강화 등 방카슈랑스제도를 보완하여 시행했다.

방카슈랑스의 도입은 보험산업에 있어서 판매채널 구도 변화뿐만 아니라, 회사별 시장점유율 변화, 보험상품 불완전 판매 우려 등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생명보험 초회보험료 기준으로 FY2006 전체 생명보험에서 방카슈랑스의 점유율이 30.7%에 달했으나, 이에 반해 방카슈랑스를 통한 판매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회사직급, 보험설계사 등 기존 전통채널의 점유율이 다소 축소되었다. 〈표3 참조〉

또한 방카슈랑스를 통한 판매가 확대되면서 방카슈랑스 이용도가 높은 국내 중소형사 및 외국사의 시장점유율이 상승했다.

자동차보험 가격자유화 이후 2003년 10월 사업비 절감을 통한 저렴한 온라인 자동차보험이 등장했고 최근 전체 자동차보험에서의 시장점유율이 10.4%로 급격히 확대되었다.〈그래프2 참조〉

대부분의 손해보험에서는 고객기반 확대, 시장지배력 유지, 타사의 진출에 따른 위기의식 등에 기인하여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취급하고 있다.

2007년 11월 현재 4개의 온라인 전업사와 8개의 손보사(온-오프라인 겸업)가 온라인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은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의 자동차보험을 제공하고 상품선택의 폭 확대로 보험가입상의 편익 증가 등에 따른 긍정적 영향을 미쳤으며, 보험회사에는 틈새시장 발굴을 통한 시장 확보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반면, 시장 선점을 위한 가격경쟁으로 자동차보험 전체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고, 보험설계사, 대리점 등 기존 판매채널과의 갈등구조를 야기했다.

◇ 향후 10년 재무건전성 강화 중요

보험산업은 과거 고성장기를 거쳐 시장개방, 규제완화 등 다양한 요인들에 의한 변화에 대처하여 왔으며, 현 시점에서도 보험산업을 둘러싼 크고 작은 변화는 지속되고 있다.

향후 보험산업의 환경변화는 주로 경쟁 심화 및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회 요인증가,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 강화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자본시장통합법 제정, 보험업법 개정으로 금융권간 업무 영역이 허물어지고 있으며 더 나아가 금융산업간 형평성 확보 차원에서의 균형적 규제 정책 마련을 위한 금융통합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으므로 타 금융권과 비교하여 경쟁력을 제고가 시급하다.

또한 2003년 처음 도입된 방카슈랑스 제도는 2008년 3월 자동차보험 등 전 보험종목에 걸쳐 완전히 개방될 예정으로 판매채널에 있어서 또 한번 일대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방카슈랑스 도입으로 보험회사는 은행과의 적정한 가격을 갖춘 상품을 공급함으로써 채널효율화를 도모하고자 하였으며, 이는 2008년 자동차보험 등 완전 개방이후 더욱 중요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온라인채널 등장으로 수익성 악화현상이 구조적으로 지속됨에 따라 방카슈랑스 판매가 허용될 경우 가격인하 및 수익성 관리 측면에서의 전략수립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복잡한 금융상품이 증가함에 따라, RAAS, RBC, 리스크 공시 등 제도 도입 및 개선을 통한 보험산업 재무건전성 강화가 추진될 예정이며 보험회사의 리스크 관리 및 경영체제에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전사적 차원에서의 리스크관리 중심 경영체제를 마련함으로써 과학적 리스크 분석을 통한 수익 창출이 가능해야 하며, 리스크 공시항목 확대에 대비하여 투명하고 건전한 경영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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