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헤지펀드의 필요성과 조기도입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중요한 헤지펀드 운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 사모펀드 운용사의 대표는 “헤지펀드와 PEF 모두 중요한 것은 수익률보다 리스크 매니지먼트”라며 “아직까지 국내에서 이에 대한 전문가들이 적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 헤지펀드들은 운용뿐만 아니라 판매에 있어서도 기술적·과학적 기법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시장선점·인식제고에 분주 = 이같이 헤지펀드 출범을 앞두고 본격적인 진출 준비를 하고 있는 업계는 시장 선점을 통한 경쟁력 우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헤지펀드가 국내에 도입될 경우 자본력과 IT(정보기술)시스템을 갖춘 대형 증권사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헤지펀드가 국내에서 활성화되면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경험과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한 대형기관에 대한 선호도가 시장을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정길원 연구원은 “2009년 헤지펀드가 도입되면 자본시장의 수요기반이 대폭 확대돼 증권사의 수익성이 호전될 수 있다”며 “이와 함께 프라임 브로커리지 사업의 활성화로 신규 수익원 확보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프라임 브로커리지란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대출이나 결제 및 리서치 등의 종합적인 서비스를 통해 수수료 및 이자수익을 얻는 것이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운용과 판매를 통한 관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한 행보”라며 “조만간 달라질 시장환경을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우선 헤지펀드의 투자자는 현행법상 외국계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의 참여가 아직까지 어렵지만 향후 시장환경의 변화에 따라 단계적 참여를 고려하고 있어 인식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풀이다.
실제로 정통부는 최근 2000억원의 해외 헤지펀드 운용을 두고 하나대투증권을 자문사로 선정하기도 했다.
◆ “해외서 배우자” 바람 = 그동안 국내에서는 사모펀드(PEF)와 일임형 투자자문, 롱/숏펀드, 글로벌 자산배분펀드 등 헤지펀드와 유사한 방식으로 운용되는 펀드들을 통해 헤지펀드 운용에 대한 간접적인 역량을 키워왔다.
그러나 해외 기관을 대상으로 한 재간접펀드의 출시와 이후 국내 기관투자자가 자기자본을 헤지펀드 운용에 투자할 수 있다면 시장발전과 안정적 경험과 노하우를 키울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아직까지 헤지펀드에 대한 불안감이 크고 시장환경이 성숙하지 못해 프라임 브로커 시장의 성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헤지펀드의 특성인 차입과 레버리지 허용을 위해서는 헤지펀드에 자금을 댈 프라임 브로커 시장이 커야 하는데 현재 국내 기관들은 이들 헤지펀드에 대한 신용 등을 판단할 만한 자료와 경험이 없다는 것.
이 때문에 업계는 해외 헤지펀드들의 운용 노하우 및 전략 등에 대한 학습의 기회로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