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지수가 2000P를 돌파한 뒤 해외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하루 1% 이상 등락하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는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늘어나면서 자산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선진 FP기법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단기적인 시장움직임에 흔들리지 말고 중장기적인 자산배분전략을 통해 자산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선진FP기법을 받아들이자는 얘기다.
지난 8일 재무설계서비스전문기업인 에프피넷이 ‘선진FP기법을 활용한 성공적인 영업전략’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대표는 “시장분위기에 휩쓸려 자산설계를 하는 게 아니라 선진국처럼 장기간, 고정적인 자산배분전략을 통해 수익과 안정을 찾는 선진FP기법을 도입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 대표는 중국, 인도 등 인기를 쫓는 현재의 펀드자산설계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재무상황과 목표에 맞게 자산배분전략을 세우고 이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선진FP들의 설계방식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지난 86년에 발표된 미국 대형연기금 10년 수익률 보고서를 꼽았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각각 투자활동이 수익창출에 미치는 공헌도의 경우 자산배분이 91.5%로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종목발굴능력의 경우 4.6%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기시장전망의 비중은 1.8%에 불과해 많은 증시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시장예측은 수익률 향상에 별 도움을 주지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이미 선진국 FP들은 시장유행에 흔들리기 보다 고객생애목표에 맞는 자산배분을 통해 안정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자산설계방식이 변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달리 국내 재무설계의 경우 FP가 고객상담 뒤 최초 자산배분을 할 때 중국펀드열풍 등 시장분위기에 휩쓸려 위험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경향이 강하다고 꼬집었다. 생애주기의 재무목표를 도외시한 채 시류에 편승해 인기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지만 이는 훗날 시장의 거품이 꺼지면 고스란히 손해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 해결책으로 장기적인 전략적 자산배분방식과 단기적인 전술적 배분을 함께 병행하는 겸업형 선진FP 자산설계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전략적 자산배분의 경우 생애재무목표에 따라 자산배분을 하는 과정으로 주식, 채권, 부동산, 현금 등 위험이 높고 낮은 자산의 비중을 5년 이상 장기간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각각 투자자산의 배분은 보통 주식(20%), 채권(30%), 부동산(40%), 현금(10%)으로 나누는 것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그 과정은 재무목표파악→투자기간 및 최소기대수익률 결정→투자비중 순으로 이뤄지며 특히 생애재무목표를 세울 때 의료 및 건강과 관련 은퇴, 교육, 주택구입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 대표는 대부분 선진국 FP들은 최초 자산설계시 고객재무목표에 맞춰 전략적 자산배분과정을 거친 뒤 사후관리는 전술적 배분방식으로 접근한다고 밝히고, 최초설계 자산비중의 변동폭은 약 5% 이내에서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처음 전략적 자산배분에 의해 주식비중을 20% 설정했다면 그 뒤 기업실적개선, 유가상승 등 시장의 호재, 악재에 따라 조정폭은 ±5%선인 15~25%선에서 주식을 늘리고, 줄이는 것이 적당하다는 것이다.
과열, 침체 등 시장분위기를 반영해 저평가된 자산을 매수하고, 고평가된 자산을 매도하는 등 주식비중을 축소, 증가하는 비율은 최소 5% 이내에 조정해야 시장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자산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우 대표는 재무설계사가 상품을 파는 단순한 판매자가 아니라 시장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독자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투자철학과 노하우를 가진 전문컨설턴트가 될 것을 주문했다.
쏟아지는 정보의 옥석을 가려내지 못해 시장에 편승하게 되면 자산설계를 받은 고객들의 불안으로 확대되어 포트폴리오를 자주 변경하는 등 자칫 자산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다.
펀드선택의 경우 동일유형펀드 가운데 상위 10% 이내 상품에 관심을 두고 전문펀드평가사의 등급을 참고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선진국 FP들은 펀드를 고를 때 펀드매니저의 재직기간을 중시하며 직접 자산운용사를 방문해서 그들의 운용전략, 투자전략 등을 꼼꼼히 짚어본다며 이를 벤치마킹할 것을 권유했다.
또 그는 “내년 자산통합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증권, 보험, 증권 등 자산설계인력이 대폭 늘어나겠지만 5년 이상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자산배분설계 전문가는 부족한 실정”이라며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장환경에서 선진FP기법을 십분활용해 고객자산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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