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기관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올들어 해외기업이 미국에서 성사시킨 인수건의 총규모는 2574억달러다. 기술붐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2000년 이후 최고 금액이다. 미국 북동부의 경우 올 1~9월 사이 69개 기업이 해외기업에 매각됐으며 금액은 308억달러에 달한다.
캐나다 소재 TD뱅크는 2일(현지시각) 코머스뱅코프를 85억달러에 인수키로 했다. 지난 6월에는 네덜란드의 필립스가 조명기기 제조업체 컬러키네틱스를 7억1400만달러에 인수했으며 지난주에는 호주의 유나이티드그룹이 청소용역회사 유니코서비스를 4억1100만달러에 사들였다.
해외기업들은 미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업체를 인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만 사정이 어려워지면 그만큼 투자를 축소할 가능성도 높다. 미국 중소기업단체인 미국기업산업위원회의 앨런 토넬슨 연구위원은 “미국기업을 인수하는 해외기업은 미국의 미래를 조정할 권리를 인수한 셈”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외국계 인수자들은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컬러키네틱스 관계자는 “컬러키네틱스는 필립스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기기부문 연구개발 본부가 될 것”이라며 “따라서 앞으로 인력이 늘어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지난해 루슨트테크놀러지를 인수한 프랑스 통신장비업체 알타텔은 지난달 미국에서 수천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지만 인도에서 대부분의 업무가 이뤄지는 캐리터는 지난 6월 인수한 미국 IT업체 킨의 인력 4분의1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일자리와 공장 위치 등에 대한 중요한 결정이 해외에서 이뤄진다면 미국기업들이 가지는 자율성이 상실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편 미국기업이 해외에 팔리는 현상은 긍정적일 수도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사이트의 브라이언 베툰 이코노미스트는 “해외기업들은 미국에 진출하려 하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긍정적인 현상”이라며 “미국 헤지펀드보다는 유럽과 아시아 기업들이 장기적인 안목이 가지고 투자하기 때문에 투자자로서 끈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