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연구소가 새롭게 선보인 ‘빛자루’는 V3의 코어 엔진을 기반으로 안티바이러스ㆍ스파이웨어ㆍ해킹ㆍ스팸ㆍ개인정보보호ㆍ유해사이트 차단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온라인 통합 보안 서비스다.
‘맑게 갠 인터넷 세상’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빛자루는 ‘빛을 담을 자루’라는 의미와 함께 악성 코드를 쓸어버리는 ‘빗자루’의 억양을 고려한 명칭이고, 여기서 ‘자루’는 안철수연구소가 제공하는 통합보안전략의 확장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빛자루 서비스는 보안 제품으로서는 최초로 사용자 참여 서비스 모델 제시와 SaaS(Software as a Service)를 실현했다는 점에서 보안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용자가 주도하는 보안 서비스
‘빛자루’의 가장 큰 특징은 웹 2.0 개념의 도입이다. 안연구소 측은 빛자루 사이트를 통해서 향후 ‘그레이제로’ 기능과 ‘프로그램백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며, 바로 이 서비스의 특징이 집단 지성에 의해 공유된 지식을 기반으로 보안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그레이제로 기능은 액티브X 등을 통해서 사용자 PC 내에 깔린 그레이웨어 프로그램(사용빈도가 낮거나 불필요한 프로그램)을 모니터링 해주고, 사용자는 그레이제로 모니터링 서비스가 제시한 기준에 의거해 S/W의 필요성을 판단한 후 삭제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사용자가 선택적으로 삭제한 프로그램의 정보는 다시 그레이제로 서비스의 DB에 축적되어 그레이웨어 S/W를 판단하는 기준에 반영되고, 이렇게 반영된 기준은 또 다른 유저의 PC 내에 깔린 S/W의 그레이웨어 판단 기준으로 제시된다.
즉, 사용자가 그레이제로 모니터링 기능을 통해서 많이 삭제하는 프로그램일수록 점점 나쁜 평가를 받게 되는 구조다.
안연구소의 김현숙 인터넷사업본부장은 “그레이제로 서비스는 초보자보다 파워유저를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서비스의 목적은 S/W에 대한 지식이 없는 유저도 그레이웨어 프로그램을 쉽게 판단하도록 도와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안연구소 측은 그레이제로 서비스의 모니터링을 강화해 문제가 없는 S/W가 그레이웨어로 몰리는 것을 방지할 계획”이라며 “이 서비스 추진은 절대다수 네티즌의 상식을 믿는 안연구소의 정책을 반영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600만 불법 고객에게서 수익 창출
빛자루의 개방성은 기능적인 측면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바로 무료고객에 대한 파격적인 서비스 제공도 빛자루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다. 현재 안연구소 측은 빛자루 보안 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 유료방식과 무료방식을 동시에 제공할 계획이며, 무료고객에게도 유료고객에 버금가는 성능의 S/W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안연구소의 이 같은 결정은 단품 형태로 판매하는 S/W의 수익성 악화와 시장에서의 치열해지는 경쟁구도 변화에 원인이 있다.
과거의 국내 보안 시장은 소수의 특정 기업이 점유한 영역이었지만, 최근에는 수많은 경쟁사가 난립한 상태를 넘어 심지어는 하드웨어 기업과 MSㆍ구글 등의 포털까지도 무료 보안 서비스 모델을 선보이는 추세다. 게다가 국내 V3의 사용자 수는 잠정적으로 700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 데, 이중 600만 명이 해킹과 크랙 등으로 무력화된 시리얼을 적용한 불법 S/W를 사용 중이다.
불법적으로 유통된 V3 사용자에게 법적ㆍ기술적 제제를 가할 수 있지만, 제품 인지도와 시장점유율 측면을 고려하면 이를 행할 수 없다는 것이 안연구소 측의 속내다. 차라리 불법 고객을 합법적인 고객으로 유도하고 해당 고객을 대상으로 제3의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이롭다고 판단한 것이다.
안연구소 측은 “유료고객에게는 S/W 업그레이드와 실시간 모니터링 기능을 자동으로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지만, 무료고객에게는 모든 과정을 수동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차이점을 두어 서비스의 차별화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무료 고객에게는 바이러스 검사 과정에서 불편을 주지 않는 수준의 배너광고를 게재함으로써, 무료고객을 대상으로 한 수익모델 창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안연구소 측은 향후 웹스토리지ㆍPC문제해결 등을 빛자루 서비스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김남규 기자 ng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