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값은 보험료를 내도 인상?
매년 4월 관례처럼 발표되는 보험료 변경은 주로 손해보험상품들이 대다수이다. 생명보험상품의 경우 3~5년 주기로 산출되는 경험생명표를 토대로 보험료를 계산하는데 반해 손해보험상품들의 경우 전년도 사고율이나 보험금 지급 내용에 따라 보험료를 변경하기 때문이다.
특히 4월달은 보험사의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때문에 보험료 변경이 주를 이룬다.
보험료 인상의 가장 일반적인 유형은 납입 보험료의 인상으로, 대표적으로 자동차보험료의 인상을 들 수 있다.
또다른 유형은 보장내용의 축소이다. 흔히들 납입보험료의 변동이 없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이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같은 보험료를 납입하면서 축소된 보장혜택을 받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보험료가 인상된것과 다름이 없다. 이와 비슷한 유형으로 만기환급금의 조정이 있다. 납입한 보험료 중 적립보험료에 해당하는 보험료를 환급받는 만기환급율이 축소되면 동일한 보험료를 납입한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혜택이 줄어들면서 고객들에게는 보험료가 인상된 것과 다름이 없다.
4월 보험료 변경 ‘줄 잇는다’
4월부터 실질적인 보험료 변경이 줄줄이 이어진다. 우선 4월부터 자동차보험료가 차량 모델별로 차등화된다.
이는 차량 모델별로 수리비가 천차만별인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배기량이 같더라도 차량 모델에 따라 보험료는 최대 20%까지 차등화된다. 등급은 최대 11개 등급으로 나눠지며 6등급은 현재 수준인 기본 요율이 적용되고 이를 기준으로 1등급은 최고 10% 할증되고 11등급은 최고 10% 할인된다.
손보사들은 4월1일부터 신규 가입자와 계약 갱신자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자동차보험을 제외한 화재·해상·상해보험 등 일반보험의 손해율이 하락하면서 일반 손해보험료율은 4월1일부터 평균 5.3% 인하된다. 상품별 보험료율로는 일반인들이 주로 가입하는 상해보험의 보험료율은 3.3%, 종합보험은 4.3% 인하된다. 기업들이 주로 가입하는 화재보험(3.5%), 해상보험(6.5%), 배상보험(6.3%), 기술보험(12.6%), 기타보험(12.6%) 등도 모두 보험료율이 내려간다.
이에 따라 보험료율이 인하된 만큼 보험료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어린이보험의 보험료도 인하된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6세 미만의 어린이에 대해 국민건강보험료 중 본인부담금을 면제해 주기로 결정했다.
즉 6세 미만 어린이의 입원치료비는 20%선에서 인하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 손보사들은 내달 1일부터 현재 판매하고 있는 어린이보험과 통합보험 내 어린이 특약보험료 등을 인하한다.
반면 암보험료는 조만간 큰폭으로 인상될 전망이다. 바로 4월 1일부터 경험위험률 적용의 1단계로 암위험률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생명보험사들은 암발생 위험률이 높아져 손실을 감수하거나 상품판매 자체를 중단했지만 경험위험률을 적용해 보험료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험료 변동’ 현명한 대처가 필요
보험료가 줄줄이 변경되면서 이에 대한 현명한 대처가 필요시 되고 있다. 우선 자동차보험료의 경우 자신의 차량을 바꾸거나 계약을 갱신하지 않았다면 보험료 변경을 피해갈 수 없다. 등급이 높다면 보험료가 인하되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낮을 경우에는 이미 높은 손해율을 이유로 손해보험사들이 보험료를 몇차례 인상한 상황이기에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만약 자신의 갱신기간이 4월 중순 이전이라면 온라인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보험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모델별 보험료 차등화의 경우 일반 자동차보험사들은 4월1일부터 적용하지만 온라인 자동차보험사들은 그보다 늦은 4월 중순부터 적용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보험의 경우에는 보험료 보다는 그 혜택을 비교해 가입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보험료 인하효과를 누리기 위해 해약후 다시 가입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6세미만 어린이들의 보험가입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보험료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는데다 대다수 어린이보험료 수준이 2만5000원 선으로 큰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해약할 경우 기납입 보험료를 환급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 보험 전문가는 “할인이 되는 실비보장부분은 매 5년마다 갱신되며 보험료조정이 이뤄지는 부분으로 굳이 해약하지 않아도 향후 5년이후에 저절로 할인된 보험료로 재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차라리 현재 가입된 보험이 실속있게 설계됐는지 따져보는게 더욱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반면 암보험의 경우에는 가능하면 빨리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들 입을 모았다. 우선 암보험의 경우 매년 발생률이 높아질 정도로 위험이 큰데다가 보험료 인상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앞으로 판매되는 암보험 상품들에는 3년마다 위험률 변동 추세를 반영해 보험료를 적용하는 위험률 변경제도가 도입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재 암보험을 판매중인 생보업계에서는 위험률 변경제도를 도입한 암보험의 금감원 인가를 준비중이다.
이 경우 최초 가입시에는 약정된 보험료를 납입하지만 3년마다 납입보험료가 변경된다. 문제는 현재 암 발생률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납입보험료 변경시 보험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편 보험전문가들은 보험료 인상·인하를 적절히 활용해 적기에 가입하는 것이 좋지만 정작 보험료에만 억매여 자신에게 필요한 보장설계가 빠져서는 안된다며, 보험전문가와의 체계적인 상담후 결정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동차 모델별 자기 차량 손해보상 보험료 산정 등급>
※ 보험료는 1등급이 가장 비싸고 11등급이 가장 쌈.
구체적인 보험료는 손해보험사별로 별도 산정.
<자료: 보험개발원>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