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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선봉에 서서 부르는 塞下曲] 동병상린의 일본금융시장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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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7-03-22 09:07

산업은행 동경지점 윤태화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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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선봉에 서서 부르는  塞下曲] 동병상린의 일본금융시장
외관 격변했어도 ‘내관’개혁은 이제부터 시작

금융특구 구상은 아시아금융중심 겨냥한 포석

일본의 금융빅뱅이 발발한 1996년 이후 10년이 흐른 지금 일본의 금융기관과 금융시장은 외형상 확실히 크게 달라져 있었다.

후지은행, 산와은행, 도쿄은행 등 우리 귀에 익숙했던 은행들은 모두 자취를 감추고, 1998년 은행 지주회사 설립 해금으로 은행의 통합 재편이 자유로워지면서 수차례의 합병과 통합과정을 거쳐 미쓰비시화이낸셜그룹, 미즈호화이낸셜그룹, 미쓰이스미또모화이낸셜그룹이라는 3개 대형금융그룹을 중심으로 하는 대대적인 은행재편이 이루어 졌다.

이들 3대 대형금융그룹 산하의 은행들은 2006년 3월 결산기에서 미쓰비시 UFJ가 순익 1조엔을 돌파하는 등 3사 모두 사상최대의 이익을 실현하면서 공적자금 상환 후 본격적인 부활의 길을 걷게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은행의 ‘과다이익’에 대한 도덕적 해이 문제나 누적손실에 따른 법인세면제 등 불공평성 문제에 대한 일부 비판의 역풍이 불고 있긴 하지만, 이들 3대 대형금융그룹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는 듯 하다.

필자가 느끼기에 첫 번째 과제는 단연코 ‘효율적 시너지 창출’을 꼽고 싶다.

3대 금융그룹의 탄생은 전략적 의사결정이라기 보다는 90년대 금융위기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연적으로 요구되었던 자기자본비율 제고와 유동성 보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긴급 피난적 성격이 강했다.

따라서 그룹의 상업은행업무, 투자은행업무, 투자자문업무, 카드업무 등이 단순 병렬적으로 혼재되어 전략적 시너지효과가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 형국으로 보인다.

두 번째 과제는 ‘내부 직원들이 불안과 불만 해소’를 꼽을 수 있다.

상호 이질적인 여러 은행 출신 직원들이 한배에 동승하다보니 구 은행 간의 주도권 내지 파벌 다툼,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부족 또는 단절, 직원 상호간의 직위·급여 조정 등이 현안문제로 잠복해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세 번째 과제는 ‘구미은행과의 격차축소’가 매우 긴요하다고 본다.

일본의 은행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 불량채권처리문제에 발목을 잡혀있어 세계적인 금융환경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자원배분의 타이밍을 상실한 감이 있다.

특히 일본기업들의 글로벌화에 따른 금융수요의 변화가 가져다준 투자은행업무분야와 일본의 고령화, 저금리 추세에 따른 자산운용 업무분야에서의 구미은행과의 격차는 노무라홀딩스, 다이와증권그룹과 더불어 일본 3대 증권사의 하나인 니꼬코디알증권이 미국시티그룹산하 자회사 편입이 예정되어 있는 지금 뼈아픈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

일본은행들이 내포하고 있는 이러한 문제들은 일본이 해소하고자 하는 금융정책과제이기도 하다.

야마모또유우지 일본 금융청장관은 글로벌베이스에서 동경시장이나 일본은행들의 경쟁력이 뒤처져 있음을 아쉬워하면서 언론의 기고문을 통해서 세계 富의 30%가 동경시장에서 운용될 수 있는 국제적인 금융시장을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하였다.

즉, 동경 내에 런던의 시티와 같은 금융특구를 창설하겠다는 것이다.

금융특구는 첫째 전세계적인 금융기관, 연구기관, 교육기관 등이 쉽게 들어설 수 있도록 고도·용적율 제한 등 건축규제를 최대한 완화한 새로운 시가지를 조성하고, 둘째 국적을 불문하고 해외 유수금융전문가들이 모여들어 활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금융규제·취업규제 등도 과감히 완화하겠다는 것.

이러한 금융특구 창설 배경에는 금융시스템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동경시장과 일본금융기관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최소한 아시아 금융시장에서라도 주도권을 쥐고 싶다는 속내의 일단이 있는 듯 싶다.

필자는 1994년 8월부터 1998년 7월까지 산업은행 동경지점에서 근무하면서 일본금융기관 사상초유의 도산에서부터 시작된 일련의 금융위기과정을 지켜보았으며, 그 후 2007년 2월 산업은행 동경지점장으로 부임했다.

아직 1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이지만 첫인상으로 느낀 일본의 은행 및 금융시장에 대한 소회를 정리해 보았다. 모두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일본은행들의 ‘외관’은 크게 변했으나 금융개혁의 ‘내관’은 지금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일본금융에서 잃어버린 10년을 만회하고자 하는 작금의 역사적 현장에 다시 섰다는 현실감이 든다.

특히나 어딘지 모르게 동병상린의 느낌이 드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상황을 떠올리면서 상호경쟁과 보완을 통한 윈윈전략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는 중압감이 교차되는 순간이다.



한국금융신문은 앞으로 넷째 주 목요일마다 현장 특별기고인 ‘글로벌 선봉에 서서 부르는 새하곡’을 실을 예정입니다.

새하곡이란 이민족과 쟁투가 잦았던 중국에서 전장의 소식과 애환 그리고 승전의 희망 등을 담아 부르던 악부로서, 한나라 이정년이 처음 지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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