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전 금융권에 보편화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책적 배려에 무게가 더 얹어지고 있는 것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4년말부터 2005년까지 펼쳤던 ‘장벽 제거 프로그램’ 재개 시기를 저울질하며 좀더 폭넓은 쇄신을 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당시 장애우들의 출입과 점포 이용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시각장애우를 위한 점자 보안카드 보급에 나선 바 있다.
점포 출입 계단을 바꾸고 점자블럭을 설치하거나 장애우가 점포 안에 들어온 뒤 직원을 부를 수 있는 호출기를 설치했다. 자동화기기 가운데 점자 겸용 기기를 특별제작해 들여놓은 점모도 50여개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점자 보안카드는 지금도 영업점에 신청하면 이틀 뒤 점포에서 찾을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통합 등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장벽제거 프로그램이 중단된 상태”라며 “그렇지만 기업시민으로서 약자층과 더 가까운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 재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004년 5월부터 시각장애우용 텔레뱅킹 보안카드를 선보여 지난해 말까지 모두 1050장을 제공해 가장 앞선 모습을 보였다.
이들 은행의 이같은 노력 이후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홈페이지 개편 때 신선한 선택을 한 것은 있었지만 은행권에선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가 최근 변화 움직임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2005년 7월20일 홈페이지에 시각장애우를 위한 오디오 금융서비스를 탑재해 금융회사들에서 모범을 보인 바 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곧바로 “어르신 및 저시력자를 위한 홈페이지로 이동하시려면 컨트롤 키와 엔터키를 누르세요”라는 멘트가 나오는 것이 그것이다.
은행권에선 올해 들어 신선한 변화가 가시화됐다.
부산은행은 지난 2일부터 국내 은행권에선 처음으로 시각장애우 전용 폰뱅킹(전화 051-669-2580) 서비스와 음성인식 콜센터(전화 1588-2800)서비스를 펴기 시작해 주목받았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13일 본점영업부를 비롯한 5개 영업점에 저시력자를 위한 화면확대 모드를 채택한 자동화기기를 선보인데 이어 최근까지 이 모드가 채택된 자동화기기를 전국 365코너를 중심으로 모두 5000대 배치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국민은행은 앞으로 바꿀 모든 자동화기기에 이 모드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점자 보안카드가 개당 2~3만원의 비용이 들고 화면확대 모드를 채택한 자동화기기가 그렇지 않은 것보다 비싸긴 하지만 약자층을 배려하는 은행으로 인식되면 무형의 자산을 훨씬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약자층 배려 서비스 채택은)앞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