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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머니게임장 변질 우려

배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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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7-01-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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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최대주주 변경, 유명인 이름 석자에 주가 출렁

코스닥시장에서 횡령사건이나 잦은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매각 등으로 관련 종목의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시장불안정성이 증대되고 있다.

올 들어서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중에 횡령사건이 발생한 곳이 벌써 2곳이다. 지난해 20개 회사에서 횡령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또 사회적으로 유명한 인사들이 관련된 종목의 주가가 실적이나 검증되지 않은 재료에 의해 급등하는 등 시장의 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소가 부각돼 관계자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 지난해 횡령사고 20개사 = ‘이영애 주식회사’ 허위공시로 시장의 눈총을 받았던 뉴보텍은 연속 흑자를 바탕으로 탄탄한 실적을 자랑했지만 지난해 적자로 돌아서 경영이 악화됐다. 다른 횡령사고 발생 기업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보통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규모 또한 시간이 갈수록 불어나는 추세다.

이렇게 회사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공통된 특징은 전·현직 임원 혹은 최대주주의 변경이 주류다. 지난해 시장공시를 통해 전·현직 대표이사의 횡령사건이 불거진 기업은 20개사중 16개였다.

일례로 유아이에너지의 경우 서너달만에 대표이사가 바뀌는가 하면 카프코는 지난 2004년초부터 지난해말까지 9차례의 대표이사 변경이 있었다. 때문에 대표이사나 최대주주가 자주 바뀌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특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공시를 통해 ‘일신상의 사유로 대표이사 사임’이라는 모호한 공시를 내기 일쑤다. 횡령사실이 드러나면 공시에 앞서 대표이사의 급작스런 교체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큐어소프트는 지난해 12월 21일 대표이사 사임 공시를 낸 뒤 닷새후 대표이사 횡령사실을 공시했다.

◆ 올들어 최대주주 변경 19건 = 올 들어서도 이러한 최대주주 보유지분 및 경영권 변경이 줄을 잇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최대주주 변경은 모두 19건. 이러한 영향으로 주가는 크게 급등락하는 등 불안한 변동성만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통해 기업 상장과 보유가 여전히 프리미엄 등 차익을 챙기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기업의 실적이 아닌 경영권을 이리 저리 팔아넘기며 차익만 노리는 악습으로 선량한 투자자들만 손해를 보고 있는 것.

퓨쳐비전은 지난 17일 장마감후 최대주주인 트라이글로벌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고형재 외 1인이 보유지분 1만주(지분율 100%)를 김종민씨에게 매각, 경영권을 양도했다는 공시를 했다. 사흘째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퓨쳐비젼의 주가는 3645원에 19일 장을 마쳤다. 이 회사는 지난 9월까지 5분기 연속 순손실 상태다.

반면 지분 및 경영권 매각이 주가를 끌어내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지그린텍은 지난 17일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홍선희 감사가 보유지분 123만4192주(8.88%)와 경영권을 김성우씨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시 이후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이날 결국 3% 가까이 하락했다.

세종로봇도 지난 17일 최대주주인 사이언스에듀와 하나모두가 보유지분 370만주(12.75%)와 경영권을 김우창 하얀세상 대표이사에 매각했다는 공시를 냈다. 총 매매대금은 90억원이었다. 이 회사 주가는 19일 사흘째 하락 2180원에 장을 마쳤다. 공시후 주가가 23% 이상 떨어진 것이다.

이밖에 삼원정밀금속, 디지탈퍼스트, 알토닉스 등도 이달 들어 최대주주가 보유주식 및 경영권을 양도키로 한 이후 급등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지분과 경영권 양수인의 경영의지와 회사 변화 과정을 살피고 투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화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이 기업을 사고 팔며 차익을 노리는 시장으로 변질되면 투기의 장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가업을 잇는 경우가 많고 내 기업이라는 소유 의식이 강했으나 자본시장의 발달과 주식시장의 상장 프리미엄 확대로 이러한 의식이 점차 퇴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유명인 효과, 묻지마투자 변질 우려 = 최근 대기업 계열 3세나 연예인들의 증자 참여로 급등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유명세와 더불어 자금 동원력이 충분한 이들의 증자 참여는 해당기업을 알리는 홍보 도구화 되고 있다. 코스닥시장이 연초부터 ‘유명인 효과’의 문제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유명인 관련주에 개인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LG가의 3세 구본호씨가 인수한 액티패스 주가는 지난해 12월 26일 첫 상한가(2925원) 이후 18일(1만7700원)까지 무려 5배 이상 급등했다. 이후 구씨가 투자한 소프트포럼이 연속 상한가 행진을 보이며 초강세를 이어갔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막내 동생인 구자극씨와 아들 본현씨 부자가 대표라는 사실이 알려진 엑사이엔씨도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아트라스BX의 연이은 상한가도 조현범닫기조현범기사 모아보기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대주주로 있고, 조 부사장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사위라는 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과거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손정의씨 등이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들은 전문 경영인이거나 전문적인 고도의 투자자라는 점에서 코스닥시장의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재벌 2, 3세 등 유명인의 움직임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는 것과는 다르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신동민 연구원은 “유명인들의 증자 참여가 초기 투자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경영권이 바뀐 코스닥 주요기업>
                                                                                                  (단위 : %)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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