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선 외형지표와 이익구조를 살피고 하편에선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 등을 파헤쳐 볼 예정이다.<편집자>
다른 은행 고객을 뺏아서라도 경쟁을 주도하며 높은 성장을 구가한 은행과 질적 성장을 겸비하려 했던 양대 생존전략 모델 가운데 어느 쪽이 바람직했던 것인지 검증하는 일만 남았다.
5일 금융계 관계자들은 3분기 들어 경쟁을 자제하기 시작했던 분위기가 4분기엔 더욱 성숙할 것으로 보고 앞으로 누가 더 알찬 실적으로 리딩뱅크다운 우위를 확보할 것인지 가려지리라고 예상했다.
◇ 외형만 성장일변도-균형성장 결이 달랐다
우리은행의 성장세를 당할 곳이 없다. 총자산 31.61% 총수신 24.16% 원화대출 30.29% 등 외형성장률이 20~30%대를 오르내린다.
흠이 있다면 성장일변도 정책 덕에 순이자수익 증가율이 7.84%에 그쳤고 비이자이익을 13%나 늘렸는데도 충당금적립전이익(충전이익)도 11.2%밖에 늘지 않았다.
기업은행 역시 총자산 총수신 원화대출 등이 20%대 늘어나는 고른 모습을 보였지만 이자이익은 16.45%에 그치면서 충전이익이 13.10%로 외형에 밑돌았다. 우량등급 중소기업 고객기반을 늘리고 리테일뱅킹 기반을 늘리면서 빚어진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와 달리 하나은행 역시 외형성장이 가팔랐지만 이익증가는 훨씬 두드러진다.
총자산과 총수신은 각각 16%와 13.21%로 10%대였지만 원화여신을 25.44% 늘리면서 금리가 비싼 대출상품에도 공을 들여 이자이익을 늘리고 비이자이익 벌이에 힘을 쏟은 결과 양쪽 증가율이 19.50%와 18.06%로 자산 성장세보다 높다.
이는 충전이익 증가율이 은행권 최고 수준인 32.13%로 이끈 원동력이 됐다.
반면에 신한은행은 균형성장 노력이 잘 드러났고 국민은행은 일부 답보에 머문 모습을 보였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동안 통합 출범에 역량을 모으느라 제 영업력을 발휘하지 못하다가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결과 10% 전후의 외형 성장률에 이자이익도 그와 같은 9.05%늘렸으며 비이자이익과 영업외 수입을 챙긴 덕에 충전이익은 24%나 불렸다.
국민은행은 충전이익과 순이자마진 두 지표가 빠진 것에서 나머지 지표의 충분한 성장에 불구하고 답보 이미지를 던져 준다. 비이자이익이 정체에 빠져든 상태에서 순이자마진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연간 순익 3조클럽 출현도 불발될 뿐 아니라 국내 시장 이익창출력의 한계를 노정하게 될 우려가 있다.
◇ 무늬만 세계적 수준 그칠까 한 차원 진화할까
결국 외형성장에만 성공한 은행으로선 이익창출로 덩치에 걸맞은 근골격과 체력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결론이 선다.
또한 균형성장을 보였던 은행 가운데 신한은행의 경우 일부 외형 지표에서 추월당한 이상 경쟁력의 근본적 차이를 확인시켜 줘야 은행권 판도를 양강체제로 굳히려던 당초 기대대로 국면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인수가 풀리지 않는 것처럼 일부 답보 양상을 보였던 국민은행은 국제화라는 활로를 제대로 뚫어 내는 과제가 절대적인 것으로 보인다. 기업금융과 자본시장분야 이익창출 여지가 있긴 하지만 세계 100대 은행 중간치 은행이 거쳐야 할 발전모델로 바로 거기 있기 때문이다.
각 은행이 주어진 과제를 지혜롭게 푼다면 세계 100대 은행명단에 빅5 모두 진입할 날도 머지 않은 일이 될것이고 국제화 발걸음 속에 국내 은행이 어느 대륙 큰 은행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희윤·원정희 기자
<국민은행 실적 지표 외형 이익>
(단위 : 총자산 조원, 나머지 억원, %)
<신한은행 실적 지표 외형 이익>
(단위 : 총자산 조원, 나머지 억원, %)
<기업은행 실적 지표 외형 이익>
(단위 : 억원, %)
<하나은행 실적 지표 외형 이익>
(단위 : 총자산 조원, 나머지 억원, %)
<우리은행 실적 지표 외형 이익>
(단위 : 총자산 조원, 나머지 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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