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은행들은 은행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한다. 통보자체가 늦게 왔고 또 중간에 여러 과정이 있어서 준비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그럴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은행 관계자들은 현재 공인인증서 사용이 인터넷뱅킹과 사이버트레이딩에 대부분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용도제한용을 주로 사용하고 있어 이번 조치에 많은 이용자에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틀린말은 아니다.
더군다나 유료인 범용 공인인증서를 사용하려는 이용자는 매우 적은 편이다. 또 기존 발급받은 이용자는 앞으로 2008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 7월 이후 범용 공인인증서를 신규로 발급받으려는 사람이 단 한사람도 없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바로 단 한사람에 불과하더라도 그 한사람이 아무 이유 없이 불편을 겪게 된다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공자가 그 불편을 해소해 줘야 한다.
더욱이 돈과 관련된 전자금융거래라면 말이다.
그러나 은행들인 여전히 태연하다. 새로운 발급기관 선정 작업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홈페이지에 고지했다고 말한다.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고지도 아주 작게 쓰인 글을 클릭 해야 볼 수 있다. 팝업 창으로 띄워 놓은 것도 아니다.
여기에다 금융결제원은 7월부터 신용카드용 공인인증서를 중단하고 은행·보험·신용카드용을 한데 묶은 새로운 공인인증서를 무료로 발급하겠다고 했다가 시행 4일을 남겨놓고 돌연 취소했다.
취소 배경은 정보통신부가 은행·보험 공인인증서 범위 확대를 시행하려면 기존 가입자 모두에게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실제 그 많은 기존 가입자의 동의를 얻는 것은 불가능 하다.
이번 금결원의 범위 확대를 놓고 다른 발급기관은 금결원의 시장 장악을 위한 또 다른 움직임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금결원은 정통부가 첫 단추부터 잘 못 낀 공인인증서 정책을 수습하기 위한 갑작스러운 행동으로 보고 있다.
공인인증서 정책. 금융거래를 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갖고 있는 실생활과 매우 밀접한 사항이다. 누가 잘못했건, 누구 책임이든 이용자는 관심 없다. 그저 제대로 된 서비스만 받을 수 있으면 된다.
서로 떠넘기기에 바쁜 사이에 이용자만 혼란과 불편을 겪게 되는 상황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신혜권 기자 hk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