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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CEO 전략 키워드 ‘양분화’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06-05-07 20:25

비장함 앞세운 공세론보다 ‘지속가능 성장’ 부각
성장 절실↔역량·변화관리, 입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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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CEO 전략 키워드 ‘양분화’
은행권 CEO들이 경영전략을 집약시킨 키워드가 양분되는 추세가 뚜렷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은행권을 지배하던 슬로건은 ‘전쟁 승리’였다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부 CEO를 중심으로 생존을 건 경쟁의 와중이지만 긴 호흡으로 멀리 내다보는 슬로건 또는 담론을 강조하며 리더십의 무게중심을 재구성하는 리더가 늘고 있다.

파부침주(破釜沈舟)를 비롯해 다른 은행을 딛고 1등은행이 되자는 다짐과 독려 그리고 공격적 영업 또는 적어도 영업력 극대화에 쏠리던 채찍질은 한발짝 처진다. 대신에 내외부 고객만족과 장기적으로 변화관리와 지속성장에 필요한 내용을 강조하는 트렌드가 부상하고 있다.

넓게 보면 강정원 국민은행장과 신상훈 신한은행장, 그리고 김창록 총재 등은 출혈경쟁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등의 블루오션을 지향하는 등 지속가능 성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에 황영기닫기황영기기사 모아보기 우리은행장은 토종은행론과 우리나라 1등은행론을 편 이래 영업력 강화와 공격적 확장 독려에는 변함이 없었다.

김종열 하나은행장 역시 시장점유율목표를 높여 잡으며 성장을 향한 역량 집중을 채근하고 있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가장 수려한 어휘와 표현을 동원해 비장한 각오로 임전해 줄 것을 거듭 촉구해 온 대표적 CEO로 꼽힌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연초부터 철저한 내부통제와 변화관리를 바탕으로 고객신뢰 확보와 10년 대계의 초석을 이루는 경영활동, 사회공헌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2일, 5월 조회사에서 강행장은 일등은행론을 꺼내긴 했지만 고객만족에서 일등이 되자고 강조한 데 이어 오후에 열린 기업설명회에선 경제성장률에 준하는 5% 성장으로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비췄다.

강 행장은 “(국민은행마저) 출혈경쟁에 가세하는 것은 은행산업이나 국가경제 모두에 이롭지 않다”는 견해를 강조했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이미 유명해진 도광양회(韜光養晦)론의 표적이 경쟁격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해외무대를 포함한 미래성장동력 확보와 고객과 사회로부터 믿음과 신뢰를 확보하는 것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신 행장은 지난 4월1일 통합신한 출범사로 “국내 시장에서 뺏고 뺏기는 영토싸움에 매몰되지 않고 세계금융시장으로 나아가는 월드클래스 신한은행”을 선언했고 5월 조회사에선 “고객중심과 현장지향을 모토로 건전한 금융질서를 선도하자”고 부르짖었다.

김창록 산은 총재는 일찍이 국책은행으로서의 공공성에 집중하고 지난 52년간 갈고 닦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수준의 국제투자은행으로 발돋움 하는 산은의 모습을 ‘그레이트뱅크’로 형상화한 바 있다.

최근 산은 정체성 논란 속에 김총재는 공사석에서 공익적 역할 극대화를 부쩍 강조하는 동시에 안으로는 은행산업과 국가경제 발전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혁신하는 산은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절치부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안팎에서는 현재의 논란이 고통을 동반하고 있긴 하지만 시장실패영역에 대한 역할증대를 비롯해 블루오션 개척과 글로벌 마켓 공략에 최적화하는 변신을 예측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공격적 성장을 독려해온 황영기 우리금융회장겸 우리은행장은 오늘(8일) 아침 조회를 앞두고 있어 어떤 공격 명령을 내릴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황 행장은 지난해 10월 자체성장론을 큰 틀로 세운 이래 토종은행론을 부각시킨 뒤 올해 1월 영업전진대회를 통해 ‘우리나라 1등은행’론을 앞세우며 스스로가 공세적 확장 전략실행의 선봉에 서는 현장형 리더십을 보여왔다.

황행장은 당시 전진대회 이름부터 ‘1등은행 달성을 위한 출정식’으로 짓고 참석자들에게 단검이 든 지휘봉을 선사해 은행간 전쟁승리 열망 극대화에 성공했다는 평을 얻었다.

황행장은 지난 4월6일 조회사에서 은행권 최고의 자산성장세에 대해 “우리가 모두 예상하고 있었던 일들”이라고 규정한 뒤 “아직 우리 전략을 수정할 만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심지어 그는 “우리의 기호지세와 같은 영업력이라면 대한민국의 최고은행이 될 것”이라고 독려한 바 있어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분기 시장점유율 2% 증대를 앞세웠던 김종열 하나은행장의 중심 기조 역시 공세적 확장이다.

김 행장은 연초 화두로 ‘무엇을 어떻게 팔 것이냐’를 제시한 바 있고 2분기엔 점유율 2%증대를 내세우며 반드시 달성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 같은 슬로건은 일선 영업조직에 그대로 관류하고 있다. 다만 김행장은 ‘장비’형 리더보다는 고객과 직원모두에 감동을 줄 수 있는 조자룡 같은 리더를 모델로 제시(3월3일 지점장 워크샵)한 것이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중소기업금융 최강자라는 강점 분야 수성과 이를 통한 성장으로 주요 대형은행으로 올라서야한다는 처지에 충실한 리더다.

그는 지난 2일 5월 조회사 때도 ‘영토를 지키며 성장과 발전을 꾀할 것’을 독려했다.

다만 그는 공세적 성장을 희구하면서도 최소한의 출혈경쟁으로 지속가능한 폭에서 성장을 꾀하는 데 역량을 응집시킨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그는 특히 27일 마련한 기업설명회 때 노마진이나 심하게는 역마진까지 감수하는 출혈경쟁에는 뜻이 없으며 현재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달성 가능한 성장목표를 세웠기 때문에 순익 1조원 자산 100조원 달성 역시 가능한 범위라고 공언했다.

LG경제연구원 이지평 연구위원에 따르면 한 일본서적이 도출한 ‘10대 전략의 본질’ 가운데 한가지로 키워드, 즉 언어창조능력을 바탕으로한 정치역량이 꼽힌다.

은행장들이 수행하고 있는 담론 또는 슬로건(키워드)을 통한 싸움과 조직 활동방향 제시는 전략의 핵심요소인 셈이다. 하지만 이와 함께 △경쟁력과 기법 등의 하드파워와 충성심 등의 소프트 파워의 창출 △목적을 정당화 하는 대의 등 다른 요소와 어울려야 한다는 게 경영전략 상의 유의점이라고 한다.

머지 않아 현재 어느CEO가 펴고 있는 전략이 유기적인 적실성 발현에 성공해서 진정한 승리를 이끌 것인지 판명될 것으로 금융계는 내다보고 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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