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측은 당초 인력 교류로 시너지를 높이려 했다지만 오히려 갈등을 불러와 그룹 소속사간 융화를 해칠 가능성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7일 하나금융그룹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달 26일부터 오늘(8일) 까지 하나은행 직원 가운데 현직 지점장 및 지점장 경력자들을 대상으로 대투증권 지점장을 공모중이다.
하나은행이 낸 공문에 따르면 우수인력 교류를 통한 그룹시너지를 꾀하고 증권영업을 통한 다양한 경력개발 기회를 주며 하나금융그룹 관계사간 하나문화 공유 및 전파 등이 공모 취지인 것으로 적시됐다.
당장 보기엔 긍정적인 취지다. 하지만 대투를 중심으로 그룹 일각에선 사실상 일선 영업점으로까지 ‘하나’문화를 이식하겠다는 의도가 짙다며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룹 한 관계자는 “이미 하나은행을 비롯한 외부 임원들이 대투에 여럿 포진해 있는 상황에서 영업점장까지 외부인력 포진이 확대되면 가뜩이나 피해의식이 큰 대투직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지난 3일 대투증권 노조위원장은 하나은행 직원들에게 은행-증권간 지점장 인사교류에 대한 입장을 이메일을 통해 전달하기도 했다.
대투증권 은종민 노조위원장은 편지에서 “8개 사업본부중 5개 본부의 본부장이 외부영입으로 이뤄졌고 금융그룹 내 의사결정 헤게모니가 하나은행에 있다는 점에 비춰 이번 지점장 인사교류는 대투 직원들의 소박한 꿈인 지점장 자리까지 빼앗는다는 심리적 박탈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하나금융지주의 일방적인 인사교류가 결국 하나은행과 대투증권 직원간 갈등을 불러올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증권영업 경력이 없는 은행 지점장들이 다른 영업환경과 문화 속에서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도 인사교류에 대한 직원들의 반발 이유다.
물론 은행측은 이번 공모에서 경영평가 우수자 및 영업력,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우수자 등을 우선 조건으로 걸었다. 그럼에도 교차발령 전 한 달 동안의 실무연수 만으로 증권사 지점장 직무수행이 가능한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들이 만만치 않다.
특히 갑작스런 인사교류가 다른 조직문화를 경험한 지점장과 영업점 일선 직원들간의 갈등을 키우고 조직문화를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투증권 노조는 오는 5월 27일 예정된 그룹사 체육대회 등을 보이콧 할 것임을 밝혀 향후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그룹사 안팎에선 전망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