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증권업의 수익기반은 리테일 비즈니스

관리자 기자

webmaster@

기사입력 : 2006-04-23 20:19

강창희 소장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증권사 경쟁력은 자본력·상품개발 및 리스크관리 능력

통합법이 경쟁력 보장하지 않아

자본시장통합법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국내증권산업의 장래를 장미빛으로 전망하는 자료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통합법은 금년 9월 정기국회에 상정되고, 2007년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발효된다. 통합법이 발효되면 그 동안 자본시장 발전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각종 규제가 완화 또는 철폐되어, 국내에서도 미국의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모건스텐리와 같은 대형 투자은행이 나올 수 있다는 내용의 자료들이다.

그런데 통합법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한 금융투자회사(증권회사)가 은행·보험업 이외의 금융업, 예를 들어 선물 비즈니스, 자산운용 비즈니스를 겸업할 수 있고, 규제완화를 통해 다양한 상품개발을 할 수 있게 되며, 지급·결제 기능이 허용됨에 따라 고객 접근이 쉬워진다는 등의 내용으로 되어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국내증권사가, 선물 비즈니스나 자산운용 비즈니스를 겸업할 수 없어서, 상품개발에 대한 규제가 너무 엄격해서, 지급·결제 기능이 부여되지 않아서, 대형투자은행이 될 수 없었다는 뜻인가? 일부 그런 이유도 없지는 않았겠지만 더 큰 이유는 다른 데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모건스텐리와 같은 투자은행들이 현재의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금융권간의 취급업무 분리가 엄격했던 시기에 이미 세계적인 투자은행이 되었다는 점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현재 한국의 대형 증권사들은 대부분 선물회사, 자산운용사를 자회사로 갖고 있다. 통합법에 의해 달라지는 점이 있다면 이들 자회사를 증권본사와 통합할 수 있게 된다는 점 정도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시티그룹이나 메릴린치 같은 세계적인 금융기관들은 계열운용사 마저도, 수익비중은 별로 크지도 않은데 투자자보호에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매각을 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겸업허용과 투자은행의 길과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뜻일 것이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으로 성장해가는데 필요한 경쟁력은 자본력, 상품개발능력, 리스크관리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유수의 투자은행들 사이에 인수·합병·제휴 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3가지 능력, 그 중에서도 특히 자본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은 또한 1990년대 이후 개인금융자산을 대상으로 하는 리테일 비즈니스를 강화시켜오고 있다. 과당 경쟁으로 인해 투자은행 비즈니스의 수익성이 악화된 반면, 주요선진국에서는 가계자산운용이 저축상품중심에서 투자상품중심으로 바뀌면서 개인투자자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투자은행이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도 전체수입원 중에서 투자은행 관련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형 전문 투자은행의 경우 30% 안팎이고, 전국규모 종합증권사의 경우에는 15% 안팎, 업계 전체로는 10% 안팎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수입원 중에서, 회사 상품을 운용하는 트레이딩 수입을 빼면, 대부분은 리테일 관련 수입이다. 미국 증권사들의 가장 큰 수익기반은 과거에도 그러했고 지금도 변함없이 리테일 비즈니스라는 뜻이다.

다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같은 리테일 비즈니스라고 해도 미국 증권사들의 리테일 비즈니스의 내용은 시대에 따라 크게 바뀌어왔다는 점이다. 1975년의 수수료 자유화 이전까지만 해도 주식 브로커리지 비즈니스, 다시 말하면 증권매매업이 중심이었는데 현재는 자산관리영업이 중심이 되어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자산관리영업이란 고객의 연령 및 가족 구성, 보유자산의 내용 또는 연수입 등을 조사한 다음, 그 고객의 속성에 따라 자산운용을 제안하는 영업방식을 말한다. 증권사의 영업목표 관점에서 보면 매매주문보다는 예탁자산을 증대 시키는 데에 중점을 두는 영업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증권매매업(브로커리지)에서 자산관리영업으로 비즈니스모델을 바꾸는데 가장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메릴린치증권의 경우, 지금은 전체 수수료 수입에서 차지하는 브로커리지 수수료의 수입비중은 20%에도 이르지 못하는데 비해 자산관리 관련 수수료 수입의 비중은 6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리테일 비즈니스의 중심을 자산관리 비즈니스로 바꾸게 되면 단기적으로는 회사 수익이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미국의 증권사들이 비즈니스모델 개혁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주주, 경영자, 종업원 모두가 구조조정에 따르는 고통을 감수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 배경에는 수수료 자유화와 IT혁명 등의 한파로 더 이상 브로커리지 비즈니스에 매달려 있을 수 없다는 공통인식이 있었던 것이다.

이상과 같은 미국 증권사들의 경험은 국내 증권사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지 않나 생각된다.

우선, 자본시장 통합법이 발효된다고 해서 대형 투자은행으로의 길이 그렇게 간단히 열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통합법이 증권사의 자본력, 상품개발능력, 리스크관리능력을 보장하는 법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 투자은행으로의 길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가장 큰 수익기반은 여전히 투자은행 비즈니스가 아니라 리테일 비즈니스라는 점이다.

국내 증권사들의 리테일 비즈니스는 수수료 자유화 이전의 미국 증권사 이상으로 브로커리지 중심의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총 수입의 50~60%를 브로커리지 수익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 증권사들이 경험한 것보다 몇 배 이상의 속도로 다가오고 있는 수수료 자유화 혁명, IT혁명에 국내 증권사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브로커리지를 대신할 수 있는 리테일 비즈니스 모델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 것인가?

국내 증권사들에게는 이상의 질문에 대한 해답과 추진전략을 찾는 것이 대형투자은행 전략보다도 훨씬 더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관리자 기자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KT&G ‘Global Jr. Committee’, 조직문화 혁신 방안 제언
대내외에서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KT&G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