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복기 삼성증권 PB연구소 소장은 3년 후쯤이면 PB사업의 성패가 결정 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특히 “세계적 PB전문사인 UBS 메릴린치 등의 한국진출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PB사업에 비즈니스마인드와 차별화를 갖추지 못한다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PB시장이 20:80으로 통하는 파레토법칙보다 더한 5:90, 즉 5%의 PB고객이 95%의 수익을 가져다주는 구조”라며 이에따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정 소장은 “지금의 PB사업 주체들은 안하면 뒤쳐질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아무런 준비 없이 뛰어들고 있는 중”이라며 “잘 모르면서 뛰어들기 때문에 연속된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따라서 PB사업의 본모습을 시급히 갖춰갈 필요가 있다고….
우선 타깃고객에 대한 설정부터 명확히 할 것을 주문했다. PB영업이 누구를 위한 것이고 누구를 타깃으로 하는가에 따라 서비스, 스킬, 노하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 화려함을 갖춘 겉모습보다는 전문가 양성 등 사람에 대한 인프라 투자가 시급하다고 전했다.
PB사업의 비즈니스화도 필요한 시점. “지금의 PB사업은 고객들에게 금리는 올려주고 수수료는 낮춰줘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고 내부적으로도 고급인테리어와 과도한 인건비 등으로 인해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있다”며 “이 같이 비용만 쏟아 붓는 서비스 개념에서 벗어나 비용대비 효과를 낼 수 있는 비즈니스 마인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별화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지금까지는 모두가 자사만의 특색이라고 내세울 것이 없다는 것. 정 소장은 이 같은 원인으로 벤치마킹의 천편일률도 한몫 했다고 꼬집었다. “PB사업 진출이나 직원교육을 위해 외국 선진 PB회사들을 방문하고 있지만 가는 곳이 다 엇비슷하고 또 몇 시간동안의 교육만으로는 얻는 게 적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지난 1월, 삼성증권은 PB연구소를 신설했다. 작년 6월, 전 지점의 PB점포화로 직원교육과 역량개발을 위한 조직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정 소장은 “기존 4개였던 PB지점이 83개 전 지점으로 확대됨에 따라 PB지점에 필요한 전략과 마케팅, 비즈니스플랜의 확산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또 “PB연구소는 리딩프라이빗뱅킹을 위한 연구와 전략수립, 리서치 등을 수행하는 씽크탱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PB연구소는 지난 2월부터 국내·외 시장분석과 문제점 진단, 부유층 고객의 니즈 등 시장조사와 관련된 분석 자료를 대외비자료로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외부에 공개할 수 있는 연구도 계획하고 있다.
이밖에도 PB연구소는 각 금융사 매니지먼트와 PB들을 엮는 커뮤니티 형성과 산학언 협력에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 메릴린치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과 2004년 우리나라의 부자 성장률이 각각 3위와 7위를 기록해 황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PB시장을 외국계에 뺏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양적 질적 측면에서의 성장과 변화가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삼성증권과 삼성생명을 포함해 6개 금융권 PB담당자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할 예정”이라며 “4월중 런칭할 계획으로 향후 파이낸셜플래너(FP)들이 모인 FP협회처럼 가칭 PBA(Private Banker Association)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PBA를 통해 PB 테스트는 물론 자격부여와 각종 정보 및 노하우를 공유할 계획이다.
김남현 기자 n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