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 보호와 이익 챙겨주기를 그만두고, 고금리 횡포로부터 서민들을 지키기 위해 연간 이자율 상한을 대폭 낮춰야 한다.”
현재 연 66%로 제한된 법정이자율을 30%로 낮추자는 법률개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찬반논란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 대부이자율 하향효과 의문
현행 연 66%인 대부업체의 대부이자율 상한을 30%대로 낮추는 대부업법 개정안에 대해 금융연구원에 이어 국회 재정경제위 전문위원도 부정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현성수 국회 재경위 수석전문위원은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발의한 보고서에서 연 66%인 이자율 상한도 지켜지지 않는 실정에서 철저한 시장감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자율한도의 하향조정이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 전문위원은 “미등록 대부업체가 등록업체의 약 3배에 이르고 미등록 업체에 의한 피해가 훨씬 크게 나타나 대부업 양성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자율한도의 하향은 대부업등록의 기피요인이 될 수 있고 영업이 곤란한 대부업자의 음성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 의원은 “대부자금에 대한 초과수요가 있는 상황에서 이자율을 낮추면 공급이 줄어 수요자가 법정이자율을 상회하는 이자율로 사금융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해 오히려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대부이자율에 대한 감독당국의 감시와 단속강화가 선행되고 이자율상한은 사금융시장의 상황을 감안해 점진적으로 하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금융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대부업자의 금리 상한선을 낮추게 되면 고리 대부업자의 불법 음성화를 낳을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제한 이자율 인하에 반대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재경부 용역보고서인 ‘대부업 개선방안’에서 “작년말 금감원 설문조사 결과 대부업체들의 평균 조달금리가 20% 이상이고 영업비용도 대출잔액 대비 16.7%에 달해 현행 금리상한을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대부업법 시행 이후 2005년 2월 현재 등록 대부업자의 39.3%가 등록을 취소했는데 이는 현행 금리상한이 높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등록 대부업체도 금리상한을 벗어나는 고금리를 부과하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금리 상한을 낮추는 것보다 금리상한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 “법정이자율 낮춰라”
이에 대해 법정이자율 하향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은 “한 마디로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는 주장으로, 서민금융이용자 보호보다 대부업체 살리기를 우선하겠다는 의견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이선근 본부장은 △이자율 상한을 준수하도록 정부의 대부업 시장에 대한 감시와 처벌이 더욱 철저해야 한다는 점 △서민들의 희생 속에 폭리를 취하고 있는 대부업체를 굳이 양성화할 필요가 없다는 점 △이자제한선의 하향 조정은 음성 대부업체의 이자율까지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들며 “설득력이 모자란다”고 주장했다.
실례로 모든 금전거래의 이자율을 연 25%로 제한하던 옛 이자제한법 시기의 경우 사채 이자율이 연 24~36%였던 것에 반해, 연 66%인 현재의 경우 연 196~229%로 약 100배 이상을 상회하고 있는데 ‘이자제한법 폐지’와 ‘이자제한선의 상향조정’이 미등록 사채업자의 연간 대부 이자율까지 폭증시키고 있다는 것이 이선근 본부장의 주장이다.
금융硏, 조달금리 높아 등록이탈 가능성 높다
민노당, 서민부담 가중돼 이자 하향조정 필요
그는 특히 “연 66%의 이자율은 어느 나라에서도 보장하고 있지 않는 폭리 수준”이라며 “프랑스는 소비자 법전을 통해 프랑스 은행이 발표하는 시장 평균금리의 약 1.3배를 초과하는 금리는 폭리로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독일의 경우도 민법 및 판례에 따라 시장 평균금리의 2배를 넘는 이자 약정을 폭리로 규정해 무효화하고 있으며 일본의경우도 고금리를 규제하기 위해 3개나 되는 법률을 운용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금리는 타협(양성화)의 대상이 아니고 대부업체의 양성화론은 금리 인상에 따른 서민들의 피해를 증가시키게 된다”며 “대부업체 보호와 이익 챙겨주기를 그만두고, 고금리 횡포로부터 서민들을 지키기 위해 연간 이자율 상한을 대폭 낮춰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이에 따라 △미등록 대부업자와 여신금융기관, 개인 간 사채의 최고이자율을 연 25%로 규제 △금융감독위원회의 직권으로 대부업 실태조사 의무화 △사회연대은행 같은 서민 금융기관 활성화를 촉구했다.
◆ 관리감독권 놓고 논란 가열
윤증현 금감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대부업은 기본적으로 금융기관이 아니다”면서 “외국에서도 금융감독기구가 감독을 하고 있지 않으며 우리도 지금처럼 지방자치단체가 관리·감독을 맡는 게 낫다”고 입장을 밝혔다.
윤위원장은 또 “각 지자체가 전문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금감원에 검사를 요청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고 말해 지자체 업무를 도울 수는 있지만 감독까지 맡을 계획은 없음을 내비쳤다.
앞서 금융연구원은 효율적 감독체계를 위해 일원화돼 있는 감독체계를 둘로 나누어 2개 시·도에 영업소를 설치한 업체는 금감원이 직접 감독을 하고 나머지는 현재처럼 지자체가 맡는 방안을 권고했다.
현재 대부업자에 대한 등록, 자료요청, 검사, 영업정지, 등록취소 등의 감독권한은 지자체가 맡고 있으나 담당인력 부족 등으로 감독에 어려움을 겪자 일부 광역지자체는 업무를 위임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16개 광역 시·도 중 3, 4개를 뺀 나머지 지자체가 조례를 제정해 하부기관으로 감독권한을 떠넘긴 상태”라면서 “대부업에 대한 정확한 통계 조사와 함께 감독·관리체계에 대한 전환적 접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노총은 대부업의 관리감독에 대한 금융당국의 이 같은 입장은 서민들이 아직도 불법 대부업체들로부터 살인적인 고금리 피해를 받고 있는 데 대해 ‘나몰라’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서민금융 이용자들이 부닥친 현실은 금융감독 당국의 최고 수뇌부가 “전문검사가 필요하다면 각 지자체가 금감원에 검사를 요청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며 안이한 대응을 할 만큼 간단하지가 않다는 게 민노총의 주장이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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