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늦어도 연말까지는 등록판매인제도(Registered Agency : RA)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시장에서 증권사들의 입지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최근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증권사들이 간접투자시장의 선진화를 선도할 주력으로 자리잡기 위해 현재 미국에서 크게 확대되고 있는 프로펀드구매자(Professional Buyers)로서의 힘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개념인 프로펀드구매자는 운용회사 선정에 있어 기관차원의 조사능력을 갖춘 그룹을 통칭하는 것으로 투자자에게 단순히 좋은 상품만을 추천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포괄적인 투자컨설턴트의 역할까지 담당해야 한다.
◆ 영향력 커지는 프로펀드구매자 = 미국 간접투자시장에서 프로펀드구매자들의 역할이 크게 중요해진 것은 2000년 이후부터. 1980년대 중반 독립판매인제도가 도입된 이후 판매시장의 대부분을 이들에게 점령당하면서 더 이상 기존의 판매방식으로는 경쟁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 증권회사들이 내부전문가 그룹이나 외부전문가의 힘을 빌어 더 좋은 상품과 운용사 선정에 힘을 쏟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같은 움직임은 단순히 상품의 우수리스트를 선정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전문조사그룹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그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회사와의 이익관계를 최대한 배제, 고객들이 정말 좋은 상품을 선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개별 상품보다는 패키지화된 프로그램 제공과 자산배분 전략이 포함된 자문설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증권사의 자산관리그룹에 소속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이들 프로펀드판매자는 투자상담사(Investment Consultants), 재위탁 스폰서(Subadvisory Sponsors), 다수위탁자상품 조합자(Multi-manager Product Assemblers)와 관리계좌스폰서(Managed Account Sponsors)가 모두 속한다.
자산운용협회 김일선 이사는 “미국의 경우 판매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담의 질이 차별화를 결정하는 요소가 됐으며 이를 모든 판매회사가 점차 더 인식하게 됐다”며 “국내 증권사들도 단순히 우수상품을 골라주는 형태에서 벗어나 상품이나 운용회사를 전문적으로 조사분석 할 수 있는 전문가그룹을 양성해 고객의 진정한 투자조언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 이사는 “우리나라의 경우 이제 막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는 등 간접투자시장이 초기단계로 선진국과는 사정이 다른 것이 사실”이라면서 “아직 상품의 다양성이나 고객들의 신뢰도 구축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같은 시스템을 도입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국내 증권사들도 필요성 커져 = 국내에서는 저금리와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간접투자시장의 규모가 크게 확대되고 있지만 증권사들의 경우 펀드시장의 판매채널 다변화로 그 입지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특히 일부 판매사의 경우 자사 상품만이 아닌 여러 운용사의 우수상품을 함께 취급하는 오픈 아키텍처를 도입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판매사들은 개별 펀드상품 판매에 급급하면서 투자자들도 운용사의 철학이나 운용절차보다는 수익률 혹은 브랜드에 좌지우지되는 일이 상당수인 것.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이 단순 판매처로서의 기능에서 벗어나 투자조언자로서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프로펀드구매자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현재의 증권사들은 계열사 상품을 우선적으로 파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같은 판매행태가 장기화될 경우 그 경쟁력이 떨어질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부 증권사에서는 최근 상품개발과 선정을 위한 전문그룹을 구성하고 조금 더 전문화된 서비스를 위한 노력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부터 차별화된 상품을 엄선해서 파는 ‘명품관전략’을 실시하고 있는 삼성증권은 각 파트의 임원들로 구성된 상품위원회를 구성하고 판매를 위해 구축된 상품후보군에 대한 분석을 실시, 최종 의사결정을 진행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기본적인 상품 판매전략을 고객들의 상품선택을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표준화된 서비스 구축에 힘쓰고 있다.
특히 이제 개별상품의 판매보다는 위험성과 변동성을 줄인 비슷한 컨셉의 상품군을 묶어 포트폴리오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중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성태닫기
김성태기사 모아보기 WM지원부장은 “한 상품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운용사의 철학과 절차, 성과, 인력 등 많은 부문을 검토해야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고객은 눈에 보여지는 수익률만 따라가고 있다”며 “증권사들이 얼마나 많은 상품을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들이 좋은 상품을 고르는데 있어 효율적인 지원 시스템을 제공하는 일이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오는 2월경 실무자와 부서장들로 구성된 자체 전문가그룹인 상품개발위원회가 발족될 예정이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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