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그램심의원회는 호주FNS의 ‘뱅스’와 티맥스소프트의 ‘프로뱅크’에 대해 유사성을 정량적, 정성적으로 감정한 결과를 2일 법원에 발송했다. 법원은 이 결과를 7일 접수받았으며 이 결과에 대한 열람은 가처분신청 당사자의 법정 대리인만 가능한 상황이다.
◇ 정량·정성적 분석 실시 = 프심위는 이번 프로그램 유사성 감정을 정량적, 정성적 두 방법으로 진행했다.
정량적 분석으로는 파일 개수 분석, 줄수 분석(라인분석), 함수분석 등이 이뤄졌다. 이에 대한 분석방법, 절차, 결과, 중요도는 결과보고서에서 두 페이지에 걸쳐 언급돼 있다.
우선 파일 개수 분석으로 유사성 여부가 71.84%가 나왔다. 이중 유사여부가 90~100%에 해당되는 파일이 228개로 24.05%, 유사성 여부가 50% 이상의 파일은 681개로 71.84%다.
유사 감정시 유사성 여부가 50% 이상이면 유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제출된 ‘뱅스’ 의 파일은 총 948개다.
줄수 분석결과 유사성 여부는 41.25%로 조사됐다. 함수 분석에서는 15.12% 유사성 비율이 나왔다.
이후 정성적 분석에 대해서는 다섯 페이지에 걸쳐 결과가 기재돼 있다.
정성적 분석 결과로 함수명에 대해 ‘a000, b000, c000 등의 가변적이고 의미 없는 접두어는 보통의 C프로그래머들이 함수이름을 정할 때 사용하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명시돼 있다. 또 통상적으로 코볼 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Move A to B’ 등의 주석이 285개(8.89%)가 발견됐다.
◇ 두 업체 해석 엇갈려 = 이 결과에 대해 해당 업체는 모두 다른 해석을 내리고 있다.
우선 파일 개수 분석에 대해 뱅스를 국내 공급하고 있는 큐로컴은 90~100%에 가까운 파일수가 228개, 24.05%이고 50%가 넘는 파일수가 71.84%이기 때문에 두 개의 프로그램이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줄수 분석과 함수 분석에서 유사비율이 낮아진 것은 제출한 프로그램이 커스터마이징을 거쳤기 때문에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티맥스소프트는 대형 파일도 파일 중 극소만 유사해도 파일 전체가 유사 파일로 되기 때문에 유사 비율이 높아졌다며 이는 줄수 분석이 낮아진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티맥스소프트 ‘프로뱅크’는 총 3203개 파일, 300만 라인으로 구성돼 있다.
또 결과문에 ‘특히 이번 감정은 프로그램의 겉모양의 유사여부가 아니라 실행 여부의 유사성을 함수단위로 살펴보는 것이 기준이 되므로 유사한 호출관계 그래프를 가진 파일들의 함수 개수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이 특히 필요하다’고 명시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함수분석 결과 15.12%의 유사 비율이 나왔다.
정성적 분석으로 제시된 결과에 대해서도 이견이 발생됐다.
‘a000, b000, c000’ 등의 접두어가 함수이름에 사용된 것에 대해 티맥스소프트는 과거 한미은행 프로젝트를 수행할 당시 코볼 언어 기반으로 작성돼 있는 한미은행 전산규정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발견된 코볼 주석도 전체를 기계적으로 번역하지 않고 한미은행의 요구에 의해 프로그램에 주석으로 삽입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큐로컴은 결과문에 ‘보통의 C프로그래머가 처음부터 작성한 프로그램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내용이 있다며 티맥스소프트의 주장을 일축했다. 현재 이 결과문에는 ‘두 프로그램이 유사하다, 아니다’라는 내용이 언급돼 있지 않아 두 업체간의 해석이 전혀 다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본안소송으로 관심 집중 = 현재 가처분신청은 호주FNS의 취하로 종결된 상태다. 따라서 진행 중인 본안소송에 관련업계 및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큐로컴은 최근 호주FNS도 본안소송의 공동원고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티맥스소프트는 이번 호주FNS의 가처분 신청에 따라 발생된 법정 비용에 대해서는 향후 본안소송 중 이번 프심위 결과가 구체적으로 확정됐을 때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다.
큐로컴도 본안소송에서는 실제 과거 한미은행에 사용됐던 프로그램이 자료로 활용될 수 있어 본격적인 유사여부를 밝혀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티맥스소프트가 과거 FNS닷컴 대표이사와 호주FNS 대표이사 등 관계자를 형사 고소한 사건은 별 진척된 상황 없이 계속 진행 중이라고 사건 담당을 맡고 있는 성동경찰서 경제6팀 관계자가 말했다.
신혜권 기자 hk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