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모두 “더 이상 신기술사로 부르지 말아달라”며 회사 이미지까지 바뀌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KTB네트워크의 6월말 현재 결성됐거나 결성예정인 조합규모는 4041억원, 이중 CRC 및 PEF 등 기업투자조합이 2841억원, 나머지 1200억원은 벤처투자가 차지했다.
매년 벤처투자와 기업투자규모가 잔액기준으로 비슷한 추세를 이어오다, 올해 처음으로 기업투자가 앞지르기 시작한 셈이다.
지난 5월 기업은행과 1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전용 사모투자회사(PEF)를 설립하는 등 기업투자조합 설립이 활발했던 결과이다.
벤처투자업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최대규모의 벤처투자를 진행해온 회사가 KTB인만큼 이 같은 변화가 주목을 받고 있다.
KTB네트워크 관계자는 “벤처캐피탈의 영역인 벤처 및 신기술투자보다 현재 바이아웃투자가 큰 상황으로 더 이상 벤처캐피탈로 부르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며 “CRC 및 PE투자하는 투자전문회사로 변했다”고 말했다.
신기술사업자로 분류된 기은캐피탈도 달리 불리길 원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기은캐피탈 관계자는 “벤처투자에서 할부금융, 리스업까지 취급하는 데 종합금융사가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실제 기은캐피탈은 지난 8월부터 리스업무를 시작했다. 자동차, 공작기계, 의료기기 등 소액 벤더품목을 위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모행인 기업은행의 메디칼론과의 연계지원 및 기업은행의 우량 거래기업을 1차 대상으로 정했다.
또 “철저히 리스자산의 건전성에 바탕을 두되 향후 리스업무의 영역을 점차 확대할 것”이라는 계획도 만들었다. 벤처투자 역시 과거 2~3년간 주춤했지만 올해부터는 4~500억원 규모의 신기술자산에 여유자금 270억원으로 투자를 늘려갈 방침이다.
이로써 기은캐피탈은 기존의 벤처투자 할부금융 팩토링금융 일반대출 등 금융자산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됐다. 종합금융사로서 면모를 갖추게 된 셈이다.
양사 모두 출발은 신기술사업자고 벤처투자를 주업으로 시작했다.
KTB네트워크는 한국종합기술금융에서 시작한 이래 산업발전법에 의한 CRC업무,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에 의한 PEF 등 투자영역을 크게 넓혀 왔다.
기은캐피탈도 2002년 당시 신기술사업자로 등록하면서 여전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할부금융자산을 늘리고 올해 리스업무를 시작하면서 업무영역이 크게 확대됐다.
업계관계자는 “벤처투자하나에만 매달리기에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사업분야를 넓히고 회사규모를 키워가야만 계속해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