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가 1년이 넘는 차입(Loan) 또는 채권을 통한 기업들의 대외차입을 놓고 보면 △금리 하락 △고정금리부 비중 상승 △만기 장기화 △차입지역 다변화 등 모든 면에서 긍정적이다.
31일 한은이 낸 보고서 ‘최근 기업 대외차입 여건 및 행태 변화’에 따르면 기업들의 만기 1년 이상 대외장기차입(차입+ABS포함한 채권발행) 기운데 변동금리부 신규 차입 때 적용되는 가산금리가 2001년 이후 지속 하락했다.
신규 차입 가산금리는 2001년 1.77%였으나 2004년까지 해마다 1.49%→1.27%→1.25%로 줄었다.
다만 기업들의 실제부담 금리는 지난해 국제금리 상승 탓에 소폭 늘어 3.04%라고 한은은 밝혔다.
고정금리부가 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기업들은 2003년 이후 국제금리 상승을 예상하고 새로 돈을 꿀 때 고정금리부를 선호했다.
그 결과 새로 차입할 때를 기준으로 한 고정금리부 비중은 2001년 49.5%에서 2002년 45.8%로 낮아졌다가 2003년 52.1%, 지난해 54.6%로 늘었다. <그림1 참조>
여건이 좋아지면서 만기구조는 더 길어졌다.
은행계 자산유동화회사(SPC)들이 주택담보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20~30년짜리 ABS 발행을 크게 늘린 영향이 크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신규 대외장기차입 평균만기는 2001년과 2002년 각각 4.5년과 4.6년이었는데 2003년 5.2년으로 걸음 뗀 뒤 지난해엔 10.4년으로 껑충 길어졌다. <그림2 참조>
차입지역도 유로지역이 늘었다.
유로지역과 수출입 규모가 늘고 거래비용도 싸다는 점이 작용해 신규 차입에선 유로지역이 중심으로 떠올랐다.
신규 차입 때 2001년말 유로지역 비중은 24.8%로 미국의 32.8%보다 적었지만 지난해 말엔 38.9%로 미국의 27.6%를 따돌렸다. <표 참조>
아울러 유로화 및 원화표시 차입비중이 늘고 있다.
2001년말과 지난해 말을 비교했을 때 미국 달러 비중은 82.6%에서 73.3%로 줄어든 반면 유로화 비중은 0.6%에서 4.8%로 원화표시 비중은 1.7%에서 5.4%로 늘었다.
아울러 한은은 환리스크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통화스왑계약을 동반하는 신규 차입도 2002년 40.0%로 늘어난 뒤 2003년 41.6%, 2004년 50.2%로 점증했다고 밝혔다.
<대외장기차입의 지역별1) 구성비(잔액기준) 추이>
(단위 : %)
주: 1) 차입은 대주 소재국, 채권발행은 발행시장을 기준으로 분류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