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저금리 기조로 해외투자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지난해 초부터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해외펀드들이 최근 해외증시 부진과 원화강세 등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
특히 올 들어서는 원화 기준으로 연초 대비 수익을 낸 해외 펀드는 10개 중 1개 정도에 불과한 상황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시판중인 해외펀드 143개의 올 현지 통화기준 수익률은 2.65%. 하지만 이를 원화기준으로 환산하면 평균 -3.54%로 큰 손실폭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은 평가기간을 1년으로 연장하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달러를 기반으로 한 해외펀드의 1년 수익률 단순 평균치는 16. 56%. 그러나 국내 투자자가 원화로 환전해 실제로 받는 수익인 원화 환산 수익률은 은행 예금 이자보다 적은 평균 0.31%로 그 편차가 16%를 넘는다. 이는 2% 안팎의 수수료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원금도 못 건진 셈이다.
더욱이 이중 절반이 넘는 70여개의 펀드는 현지에선 이익이 났지만 원화로 바꾸면 원금을 까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릴린치의 ‘글로벌 소형주 펀드’는 달러 기준 수익률이 14%였지만 원화 환산 수익률은 -1.2%였고 ‘슈로더 ISF 유럽시가총액가중펀드’ ‘피델리티국제펀드’ 등도 현지 통화 기준으로는 10% 이상의 수익을 냈으나 원화로는 손실이 났다.
결국 해외펀드의 수익률은 원화가치 상승에 대비, 환헷지를 얼마만큼 잘했느냐에 따라 결정되고 있는 것.
특히 자체적으로 환헷지를 하며 투자 위험을 분산하는 해외 펀드는 피델리티 글로벌 주식형 등 극소수에 불과한 만큼 대부분은 가입할 때 별도로 선물환 계약을 해야 하지만 이도 원금에 대해서만 보장되기 때문에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 감소를 피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운용사들이 자동으로 환헷지를 해주는 펀드오브펀드의 경우도 미국의 금리 인상여파와 글로벌 주식시장 부진으로 채권과 주가의 하락과 함께 달러 약세현상이 맞물려 환차손이 발생,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해외펀드들은 환헷지 능력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만큼 투자에 앞서 향후 환율 추이에 대한 전문가 전망이나 투자 지역의 시장 동향 등을 살펴봐야 한다”며 “다만 수익률이 떨어진다고 조급하게 환매하기보다는 펀드를 구성하고 있는 펀드의 유형이나 투자국가를 꼼꼼히 확인한 뒤 투자를 유지할지 환매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 사장은 “장기 투자를 하면 환율이 오르내리는데 따른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시킬 수 있으므로 최소 1년 이상 가져가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