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이 경영하는 한국 기업을 한국 증권회사가 가장 잘 분석할 것이기 때문에 국내 `리서치 강자`들의 자료를 가장 우수하다고 생각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세계 기관 투자가들을 주 독자층으로 하고 있는 미국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Institutional Investor)지가 아시아에 투자하는 전세계 330개 투자사의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리서치를 가장 잘 하는 증권사는 UBS워버그라고 답했다.
CLSA가 2위를 차지했고 모간스탠리, JP모건이 각각 3,4위를 차지했다. 국내 증권사로는 삼성증권(016360)이 5위에 랭크되며 토종의 체면을 차렸다. 여타 국내증권사들은 10위권 밖이었다.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와 함께 대표적인 리서치 조사기관으로 꼽히는 아시아머니(Asiamoney)의 2004년 조사 결과에서도 외국계인 CLSA가 한국 리서치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 때도 삼성증권은 2위를 차지하며 국내증권사로는 유일하게 상위권에 들었다.
한국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권사들의 리서치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외국계 글로벌 증권사들이 아시아 전반에 구축하고 있는 리서치 네크워크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네크워크 차이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않는 국내 증권사들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임춘수 삼성증권 상무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시장의 30%~40%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거래 주체"라며 "하지만 이들이 투자시 참고하는 리서치 자료가 해외 증권사들에 집중됨에 따라 외국인 대상 주식시장에서도 외국계 증권사가 80%넘는 물량을 독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상무는 "한국 증권사들이 국내 기업에 대한 접근성 부문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만큼 리포트의 국·영문 동시 발간과 투자자들을 초청한 국제 컨퍼런스 개최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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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