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금융감독원은 통합전산시스템 미가입 저축은행(50개사)의 중앙회 전산망 가입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을 놓고 금융감독원, 미가입 저축은행, 저축은행중앙회 등 관련단체가 서로 다른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한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 비용절감·전산조작 예방효과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초 한중저축은행이 전산조작을 통해 130억원의 불법대출을 감행한 사실을 계기로 통합전산망 미가입 저축은행에 대해 전산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미가입 저축은행의 전산운용 비용이 평균 13억9200만원으로 통합전산시스템에 가입한 저축은행에 비해 3.2배나 과다 지출될 뿐 아니라 개별시스템 운영으로 효율성이 저하되는 등 문제점이 산재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점 해소를 위해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해법은 바로 미가입 저축은행의 통합전산시스템 가입.
금융감독원은 통합전산시스템에 가입할 경우 비효율적이고 낙후된 전산환경 개선을 통해 전산비용을 절감하고 영업경쟁력을 제고시키는 등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저축은행중앙회 중심의 전산망 체제로 실시간(Real-time) 상시감시를 강화해 불법전산조작 및 불법대출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고 말한다.
전산시스템의 보안성? 안정성외에도 개별 저축은행으로서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재해복구시스템 구축 차원에서도 통합전산시스템 가입이 유리하고, 저축은행과 비슷한 신협 또한 신협중앙회의 통합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한중의 사례처럼 저축은행은 지배구조상 맘먹기에 따라 불법행위가 가능하고 통합전산시스템에 가입한 저축은행에 비해 그렇지 않은 저축은행의 불법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통합전산시스템의 경우 감독통제가 용이할 뿐 아니라 입력된 데이터의 변경이 불가능해 사전에 전산조작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대형저축은행 업무효율 오히려 떨어져
금융감독원의 통합전산시스템 가입 유도방안에 대해 미가입 저축은행이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대형저축은행들은 자산규모나 차별적인 영업전략을 수용하기에는 현재의 통합전산시스템만으로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또한 한중의 불법전산조작은 불법행위의 한 형태일 뿐인데도 통합전산시스템에 미가입했다는 이유로 불법소지가 높다고 보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미가입 저축은행 중 전산인력이 2~3명의 불과한 곳도 있고, 이같은 저축은행의 경우 금감원의 말처럼 통합전산시스템 가입이 효율적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금감원이 검사강화를 내세위 강제로 통합전산시스템 가입을 강요하는 것은 시장원리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최근 인터넷대출 등 전산활용을 통한 신상품 개발과 영업전략이 저축은행의 차별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똑같은 공동망을 사용할 경우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통합전산시스템에 가입하느니 감독상 불이익을 받는게 낫다”고까지 토로했다.
■ 중립적 입장 고수
통합전산시스템을 놓고 금감원과 미가입 저축은행들이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통합전산시스템을 운영중인 저축은행중앙회는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동안 미가입 저축은행들을 상대로 통합전산시스템 가입을 유도해 왔으나 전체 회원사 중 44%에 달하는 미가입 저축은행들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어느 한쪽의 주장을 지지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합전산시스템에 대해선 현재 미가입 저축은행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IT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지난해 차세대 전산시스템 교체 및 증권전산센터로의 이전을 통해 하드웨어의 구축이 끝났고, 오는 7월부터 소프트웨어 구축을 추진한다면 은행권 전산시스템과 비교해 절대 뒷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또한 미가입 저축은행의 요구시 고객관련 계정계는 통합적으로 운영하되 분석업무는 개별 저축은행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로데이터를 제공할 수도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회원사들의 요구에 맞게 시스템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전산시스템 미가입 저축은행>
(자료 : 저축은행중앙회)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