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판매채널 확대
Ⅱ. 상품 개발 주력
Ⅲ. 인재양성 집중
Ⅳ. 미래 경쟁력
지난해에는 저금리 기조 하에서 원금이 보장되면서 고수익을 추구하는 ELS가 최고 히트상품이었다면 올해에는 시간 종목 등 분산투자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적립식 펀드가 화두에 올랐다.
지난해말부터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한 적립식 펀드는 12월 현재 1억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이 시행되면서 부동산펀드를 비롯해 금 원유 등 다양한 실물펀드가 시장을 속속 진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해운업 호조세와 세제혜택 등의 무기로 올해 첫선을 보인 선박펀드도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시장의 한 궤도로 자리잡고 있다.
◆ 다양한 실물펀드 출현 = 올해 간접투자시장의 화두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에 근거한 실물펀드의 출현이다. 부동산 금 원유 엔터테인먼트 등 투자대상을 한층 다양화했다.
하지만 이 같은 펀드들은 시장에서 시장성 및 변동성 등의 검증에 대한 시각에 따라 그 명암을 달리하기도 했다.
이중에서도 가장 각광을 받았던 것이 바로 부동산펀드다. 부동산 펀드는 지난 6월 맵스자산운용이 처음으로 시장에 선을 보이면서 지금까지 20여개가 출시되며 모집규모가 22일 현재 7700여억원에 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내 투자자들의 부동산열기에 힘입은 데다 리츠보다 법적 제한이 적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다만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부동산경기도 동반 하락, 투자대상 물건을 잡기가 쉬운 일이 아니란 점이 현재 부동산펀드가 처한 난관으로 지적되고 있다.
금펀드는 하반기 들어 국제 금값이 상승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상품이다.
지난 5월께 대투운용이 금펀드를 출시했지만 37억원 가량으로 가까스로 펀드를 설정했으며 7월 삼성투신도 금펀드를 내놨지만 판매실적이 미미해 설정을 포기했었다.
하지만 최근 달러화 약세와 금값 상승세에 힘을 받아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는 것. 현재까지 삼성 CJ 대투 등 3개사에서 4개 펀드가 설정됐으며 그 규모는 700억원에 달했다.
이에 반해 원유 및 엔터테인먼트, 항공기펀드 등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고전을 겪고 있는 상황. 한투운용이 지난 6월 선보인 원유펀드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50억원 수준에 그쳤다.
산은자산운용이 내놓은 항공기펀드도 100억원을 가까스로 넘은 정도. 또 KTB자산운용이 영화·연극 등에 투자하는 엔터테인먼트를 선보였지만 판매가 부진해 결국 설정을 포기했었다.
이처럼 실물 등 투자대상이 새로운 펀드들이 고전하는 이유는 펀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국내 투자문화 속에서 투자대상이 낯선 신종펀드의 개념이 운용사는 물론 투자자들에게도 와 닿기가 실질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선박펀드도 가세 = 지난 3월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인 선박펀드는 해운경기 호조세에 힘입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3월 대우증권이 동북아1호를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삼성 LG 대우 현대 등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모집액 규모는 150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선박펀드의 경우 시중금리보다 다소 높은 5.8∼6.5%의 수익률과 함께 세제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경쟁률이 평균 10대 1을 넘어설 정도였다. 특히 내년에 아시아퍼시픽 4∼7호가 대거 쏟아져 나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 적립식 펀드 ‘붐’ 이뤄 = ‘가랑비에 옷이 젖었다.’ 올해 적립식 펀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게 하는 표현일 듯 싶다. 올 한해 동안 ‘적립식 붐’이 일면서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기존 펀드를 적립식으로 돌리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한편 증권사에서도 일임형랩 투자방식에 적립식을 도입,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12월 현재 적립식 펀드의 총 누적금액은 1조8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올해 안에 2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단일펀드로는 단기간 동안 엄청난 규모를 모집한 것임에 틀림없다. 물론 적립식 펀드의 경우 투자방법이 적립식일 뿐이지 각종 펀드가 다 모인 ‘짬뽕 펀드’여서 단일펀드라고 볼 수 없긴 하지만 어쨌든 투자대상이든 투자방법이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장에 선보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적립식 열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각종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자산운용협회에서는 적립식 펀드에 세제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법적인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증권사에서는 적립식의 괴력을 실감, 그동안 수익의 70∼80%를 차지하던 고액투자자들을 위한 디마케팅을 현상유지 및 축소하는 경향도 대세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펀드든 적립식 펀드든 투자대상이나 투자방법을 차별화하면서 지속적으로 고객을 흡수할 수 있는 대안상품 개발이 향후 증권사들의 자산관리형 영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kj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