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잇단 악재에도 불구하고 일부 저축은행만이 대규모 인출이 있었을 뿐 별다른 고객동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저축은행 고객들이 대부분 법적 보호한도액인 5000만원미만을 거래하고 있고, 저축은행 업계의 악재보다는 개별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마음저축은행의 부실화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부산소재 저축은행들도 이번 국감으로 인한 피해는 거의 없는것으로 나타났다.
한마음저축은행 사태 이후 추석전인 지난달 24일 대규모 예금인출사태가 벌어진 우리와 파라다이스저축은행의 고객들도 잠잠한 상태다. 우리와 파라다이스저축은행의 경우 불법대출 의혹이 지역 방송에서 제기된 이후 하루만에 각각 50억원, 100억원 등 총 150억원의 예금인출이 일어났다.
그러나 저축은행중앙회의 긴급자금 지원으로 고비를 넘긴 후 추가적인 예금인출사태는 없었다.
부산소재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한마음저축은행 사태이후 동요하던 고객들이 우리와 파라다이스의 불법대출 의혹 소식을 접하고 추석연휴 바로직전인 지난달 24일 대규모로 예금을 인출해 갔다”며 “그러나 추석연휴 이후 영업재개일인 9월30일부터는 별다른 동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로 인해 한때 우리와 파라다이스가 고전을 했지만 지금은 역으로 자산건전성이 제고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대규모 예금인출 이후 역으로 자산건전성이 제고된 것은 정기예금의 중도해지로 저축은행의 이자 지급규모가 50%이상 감소했기 때문이다. 우리와 파라다이스저축은행은 6%대의 정기예금 고객들이 중도해지시 약관에 따라 1~3%의 이자만을 지급했다. 여유자금 운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일어난 대규모 예금인출사태로 향후 역마진 위험을 감소시킨 셈이다. 즉 저축은행의 부실이 역으로 자산건전성을 제고시키는 계기로 작용하게 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이는 저축은행업계가 마땅한 여신처가 없는 가운데 고금리 수신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러한 비정상적인 상황은 경기가 활성화되면 악재로 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저축은행 고객들도 저축은행업계를 보고 판단하기 보다는 거래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법정 보호한도액을 거래하고 있을 경우 성급하게 중도해지해 손해를 보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