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3개 생명보험사의 약관대출 잔액이 지난해 12월말 16조9000억원에서 올 3월말에 17조6000억원으로 늘어난데 이어 6월말에는 18조2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6개월만에 1조3000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이 기간 동안 보험사들의 전체 대출 자산 규모는 오히려 줄어들었는데도 약관대출은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2003년 12월말 전체 생보사의 대출채권 잔액은 47조7000억원이었으며, 2004년 3월말에는 47조300억원, 6월말에는 46조7000억원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회사별로는 삼성생명이 지난해 3월말 7조4000억원에서 올 6월말 7조7900억원으로 3900억원가량 증가했다. 대한생명은 3조3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교보생명은 3조2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약관대출은 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급전이 필요할 경우 보험 계약을 해지하는 대신 계약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미 낸 보험료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 가입한 상품에 따라 대출 금리도 달라진다. 교보생명의 경우 `교보다사랑 CI보험` 가입자는 6.3% , 연금이나 저축성 보험은 공시이율에 1.5%p를 가산한 금리(현재 6.2~6.5%)를 받고 있다. 종신보험이나 변액보험은 예정이율에 따라 달라서 최저 5%에서 10.5%대까지 대출금리가 다양하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인해 가계 사정이 어렵다 보니 약관대출을 받기 원하는 고객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약관대출이 분기마다 평균 6500억원씩 증가하다 보니 보험사의 전체 대출자산중에 차지하는 비율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전체 대출 자산 중 약관대출은 37.3%였지만 올 3월말에는 39.1%, 6월말에는 40.7%로 늘어났다.
저금리에 우량장기채 품귀로 인해 자산을 운용할 곳이 마땅치 않은 보험사들로서는 약관 대출 증가를 반기고 있다. 고객이 이미 납입한 보험료를 담보로 잡고 있기 때문에 부실확률도 0%인 완전 무위험 상품에 다른 비용 없이 고객이 낸 보험료와 약관대출금리만큼의 마진이 고스란히 돌아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향후 경기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경우 약관 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데일리 제공)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