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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에 외국계 몰려온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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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4-09-03 13:32

메릴린치, 증권사 최초 참여자격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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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 모건스탠리도 참여 타진.



외국의 대형증권사들이 국내 외환시장에 본격 참여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만고만한 국내 외국환은행 중심이던 외환시장에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미국의 초대형 증권사들이 잇따라 발을 들여놓고 있다.

3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및 외환시장 업계에 따르면 메릴린치는 이미 국내외 증권사를 통틀어 처음으로 국내 외환시장(은행간시장) 참여자격을 획득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도 국내시장 참여를 적극 타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 외환시장은 기존 외국환은행과 외국 대형 증권사들의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국내 참여기관들도 당장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보면서도 자칫 시장을 뺐길지도 모른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메릴린치, 국내시장 증권사 참여 1호

메릴린치는 이미 국내시장 참여 자격을 획득한 상태다. 재정경제부에 업무영역 변경을 마쳐 은행의 고객으로서가 아니라 매매상대방 자격으로 참여할 권리가 생겼다. 또 최근 외환시장 거래소격인 외국환중개사에 거래등록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 한 관계자는 "메릴린치가 국내 외환시장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도 "지난 7월에 업무영역 변경을 마쳤고 다른 증권사와 달리 실제 거래참여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로서 국내 외환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메릴린치가 국내외를 통틀어 처음이다. 지난 2002년7월 증권사와 보험사의 은행간 시장 참여가 허용됐으나, 재경부에 외국환업무 영역 변경을 신고한 곳은 단 8곳에 불과하다.

은행간 시장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외국환중개사 등록을 마쳐야 한다. 또 이경우 법적으로 한국은행에 통계보고 등 포지션규제를 받게 된다. 재경부에 영역변경 신고를 한 8곳중 중개사 등록을 한 곳은 아직 한 군데도 없다.

메릴린치는 사실상 지금 당장이라도 돈과 사람(딜러)만 있으면 거래에 지장이 없다. 이미 중개사 등록까지 마쳤기 때문이다. 한 외환중개사 한 관계자는 "메릴린치는 은행간시장 참여 자격을 획득해 딜링 팀 구성이나 은행들로부터 신용한도(크레딧라인) 확보만 하면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도 ""최근 메릴린치의 참여에 대한 공문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도 참여 타진

메릴린치는 참여를 최종결정하기 전까지 적지 않은 고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시장에 참여할 경우 포지션 규제를 받아야 하는 등 제약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 7월 참여를 추진하다가 포기직전까지 갔으나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린 것은 최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초대형 외국증권사들도 잇따라 국내 외환시장에 발을 들여놓을 태세다. 미국의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대표적이다.

외국환중개사 관계자는 "최근 골드만삭스도 직접 방문해 거래 참여 가능성을 타진하고 갔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도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참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역외선물환시장(NDF) 시장에서 이미 3대 산맥 역할을 하는 `빅 플레이어`라는 것.

한국은행 관계자는 "원화가 메이저 통화는 아니지만 NDF시장에서는 거래가 가장 활발할 정도로 대접받는 통화"라며 "국내 외환시장이 최근 2~3년동안 급성장, NDF와 연계할 경우 상당한 매력이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당장 국내시장 주무르기는 힘들 듯

대형 외국증권사들이 선진기법으로 무장하고 있고 세계시장과 연계해 비용면에서도 유리한 점은 있지만 당장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우선 외국환거래규정상 대(對)고객 주문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 국내 외국환은행에 비해 상당한 약점이다. 외국증권사들도 협소한 국내시장을 감안할 때 공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NDF에서는 일부 거래를 할 것이나 대고객 외환주문을 받을 수 없어 현물환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빠르게 국내시장의 빅플레이어로 등장하기는 어렵다"며 "국내 외환업무가 본사와는 별도로 이루어질 것이고 딜러도 내국인으로 뽑아야 할 것이며 국내 은행들의 견제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형 외국증권사의 등장으로 시장교란 등의 부작용도 당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부작용에 대비해 철저히 모니터링 할 것"이라며 "외국계들도 다른 나라에 진출해 규정을 어기거나 할 경우 곧바로 퇴출될 수 있어 오히려 규정이나 질서를 더 잘 지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시장의 규모가 계속 커지면서 외국계의 영향력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 참가자는 물론 ICAP 등 외국환중개사도 늘어나고 있어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질 것 같다"며 "원화도 국제화 쪽으로 방향이 가고 있는 만큼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정비해 외국계 해외투자은행(IB)나 상업은행의 직접 진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국내 증권사도 참여하나..걸림돌 많아

외국증권사와는 달리 국내 증권사의 은행간 시장 참여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본점을 통해 NDF거래를 해온 외국증권사와 달리 외환거래 경력이 전무한 데다 기업들로부터 주문을 받을 수 없어 당장 시장에 참여하려는 가시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종금사와 합병한 증권사들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제도 개선과 함께 점차적으로 외환쪽으로 업무영역을 넓혀갈 가능성이 있다.

올해 7월말 현재 은행간시장 참여 인가를 받은 외국환은행은 국내은행 19개, 외국은행 국내지점 39개 및 4개 종금사로 구성돼 있다. 잠재적으로 참가가 가능한 증권사는 외국환업무 영역을 변경등록한 삼성, 동원 대우, LG, 굿모닝신한, 우리, 한화, 신영증권 등 8곳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현재 외화증권 중개시 선물환으로 헤지하는 정도만으로 한정돼 있는 증권사의 대고객 거래가 수출입 대금이나 개인환전, 송금 등 영역으로 확대돼야 은행간 시장에서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간 시장에 참여하려면 현실적으로 은행에서 크레딧라인을 확보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전 시중은행 등급이 AAA인데 반해 증권사에서 가장 등급이 높은 삼성증권도 AA-인 상태"라며 "단기 외화 콜시장 참여가 제한돼 있는 점도 참여를 요원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동원증권 관계자는 "투신사 인수 등 증권업계 구조조정 영향으로 당장 은행간 외환시장에 뛰어들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대고객 주문을 받지 못하는 점 등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관계자는 "현물환 거래는 결제일까지 이틀밖에 걸리지 않지만 보수적인 은행들이 국내 증권사들에 신용한도를 잘 열어주지 않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시간이 걸리기는 할 것이나, 국내 증권사들도 점차 외환쪽으로 업무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제공)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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