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할부채권을 담보로 한 ABS는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반면 리스와 개인대출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일 캐피탈업계와 KIS채권평가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캐피탈사들의 상반기 ABS발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39.6%감소한 2조9318억원을 기록했다.
금감원은 “할부금융채권 중 오토론의 유동화 여력 감소로 전년도 상반기 대비 55.4%나 감소한 게 전체 ABS발행이 줄어든 결정적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과 대우캐피탈이 주를 이루는 오토론 유동화물은 시장에서 없어서 못 팔정도다.
KIS채권평가 안상훈 연구원은 “현대와 대우캐피탈의 오토론 유동화물은 유통시장에서 가장 우량하다고 평가받는 CBO와 함께 우량채권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기가 치솟자 두 회사의 ABS는 매달 꾸준히 발행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월 3973억원 발행을 시작으로 3월엔 1604억원, 4월 1872억원 등 상반기에만 2조원 가까운 금액을 할부채권 유동화로 자금을 끌어들였다.
대우캐피탈도 1월에 1470억원을 비롯 매달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ABS로 조달했다.
자동차 할부채권담보 ABS 총 발행량이 5968억원에 이른다.
두 회사가 캐피탈업계 전체 ABS발행의 97%를 독차지 한 것이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콜 금리 인하를 비롯 전반적으로 시중금리가 낮아져 ABS발행하는 데 대단히 유리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즘 같은 시기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본조달하기에는 적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현대캐피탈이 지난 23일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ABS는 연 평균 3.9%라는 사상 최저 금리를 기록했다.
제너널일렉트릭(GE)과의 제휴효과로 대외신인도가 급상승한 이유도 있지만 워낙 시장이 할부채권담보 ABS발행에는 유리하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캐피탈 등 일부업체는 ABS발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자동차할부금융 유동화는 엄두도 못내고 있고 리스채권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는 실정이다.
한국캐피탈이 지난 3월 518억원 규모의 리스채권을 유동화했고, CNH캐피탈도 오토리스채권을 각각 260억원과 270억원 등 두 번에 걸쳐 ABS를 발행하며 선전한 것이 전부다.
KIS채권평가 안상훈 연구원은 “오토론을 제외하면 개인대출과 리스를 담보로 하는 ABS가 발행되고 있으나 그 양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이 두 회사가 발행한 ABS를 합해봤자 3%에 불과하다.
수요가 없다는 게 주된 이유다. 인수처가 경쟁적으로 나서야 하는 데 이와는 반대로 시장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관사와는 별도로 인수자를 캐피탈사가 찾아 나서야 되는 등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자동차할부채권 ABS발행현황>
<리스채권 ABS발행현황>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