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반(反) 기업정서, 극복하려면

관리자 기자

webmaster@

기사입력 : 2004-07-18 13:17

이영진 한국기업평가주식회사 대표이사 사장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세계경제는 지난해 3.9% 성장에 이어 올해도 4.6%에 달하는 호황을 이어 갈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성장세도 예상보다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인도 경제도 10%대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우리경제는 수출부문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국내소비 및 민간투자의 부진으로 올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5.3%의 성장률을 기록하였으나, 그나마 계절변동을 조정하고 나면 0.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산업활동동향이나 기업경기조사 결과에서도 앞으로 불황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이란 진단은 갈길이 바쁜 우리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이후 홀로 경제성장을 이끌어 온 수출도 하반기에는 한자리수 성장률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예전처럼 수출 하나로 버틸 수 있는 것도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내수회복은 이제 발등의 불이라 할 수 있다.

전문가들도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균형성장을 위해서는 수출과 내수의 쌍끌이 구조로 변화시켜야 하며, 내수 진작과 청년실업 해결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유일한 돌파구라고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금고에 현금이 넘쳐나도 좀처럼 설비투자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기업들이 투자를 외면하는 이유로는 표면적으로는 사업전망의 불투명, 각종 규제, 고임금, 노사관계 불안 등을 들 수 있으나, 최근에는 반기업정서, 자신감 상실 등으로 인한 기업가정신의 위축이 보다 근본적인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다국적 경영 컨설팅업체인 액센추어가 지난 2001년에 22개국 880개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반기업정서(70%)가 가장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전경련이 올 1월 서울시민 800명, 오피니언 리더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반국민 43.9%만이 대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이러한 반기업정서는 어느 정도 기업의 업보라 할 수 있다. 경제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정경유착과 분식회계 등 위법행위, 기업부실의 폐해, 정부 규제 등에 그 원인이 있다. 또한 경제민주화로 분배나 평등주의 사고가 확산되면서 대기업이나 기업인에 대한 사회적 기대는 커진 반면, 불법 선거자금 등 잇단 스캔들로 기업이나 부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좀처럼 불식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하여 국민들은 고용창출, 경제성장 기여 등 기업의 긍정적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기업들이 법을 지키면서 땀 흘려 성장했다고 보지는 않는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최근 경기 회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이 중시되면서 ‘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인식은 점차 확산되고 있다.

반기업정서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결자해지(結者解之)’다. 경제전문가들도 반기업정서의 해소에는 결국 기업과 기업인 스스로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기업이 성장하고 영향력이 커지면 그에 상응하여 책임과 의무가 커진다. 이른바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다. 최근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나눔경영’과 같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투명경영ㆍ윤리경영 등을 통해 과거의 불합리한 관행도 뿌리를 뽑아야 할 것이다.

둘째, 기업의 본분은 역시 이익 창출이라는 점이다. 기업은 경영에 충실하여 그 본분을 다함으로써 고용 확대 등 경제 및 사회에 지속적으로 기여해 나갈 때 자연스럽게 기업 친화적인 사회분위기도 조성될 것이다.

셋째, 정부ㆍ언론ㆍ국민의 기업에 대한 인식 전환과 그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서 다양한 ‘기업사랑’ 캠페인이 절실한 시점이다.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은 바로 기업으로부터 나온다. 실제 우리는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국내에 몇 개만 있어도…’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기업은 바로 국민의 재산인 만큼 기업의 기를 북돋아 줄 때 기업도 사회에 대한 책임을 더 느끼게 될 것이다.

넷째, 체계적인 경제교육의 강화가 필요하다. 일본도 지난 1970년대 말, 극에 달한 반기업정서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성공적으로 극복한 사례가 있다. 전경련, 대한상공회의소 등의 경제단체와 일부 기업에서 시장경제 교육에 나서고 있으나, 이를 보다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우리경제는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며 기업인의 의욕도 크게 저하되어 있으므로 정부, 기업 그리고 국민 상호간의 미래지향적인 신뢰 회복을 통하여 반기업정서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

반 기업정서의 극복과 이를 통한 기업가 정신의 회복도 바로 이러한 상호 신뢰의 토양 위에서 시작된다. 정부와 국민은 기업의 공로를 인정하고 기업도 투자 활성화를 통한 고용창출 및 사회공헌에 이바지할 때 우리 경제는 비로소 선순환 구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관리자 기자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KT&G ‘Global Jr. Committee’, 조직문화 혁신 방안 제언
대내외에서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KT&G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