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불량자들의 모럴 해저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6월중순을 기점으로 한마음금융(배드뱅크)과 상록수 프로그램에 신용회복을 신청하는 신용불량자 수가 눈에 띄게 급감했다.
채무조정 신청저하에 대해 관련업계는 한마음금융 출범이후 홍보효과의 감소와 더불어 오는 9월 개인회생제도 시행을 앞두고 신용불량자들의 모럴 해저드가 다시 부활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5월 출범한 한마음금융의 경우 출범전부터 6335건(873억원)의 예약신청이 몰렸던 것과는 상대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신청자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6월중순까지 하루 2400건의 신청건수를 기록하던 한마음금융의 신용불량자 채무조정신청은 6월중순을 기점으로 2200건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세는 지난달 28일 1400건, 3일 1200건, 8일 1100건을 기록하며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상록수 프로그램의 채무조정 신청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감소하고 있다.
지난 3월초까지 하루에 1000~ 1500건의 채무조정신청을 받아온 상록수 프로그램은 배드뱅크 설립발표이후 하루 100여건으로 급감했다.
이러한 감소세는 한마음금융 출범직후 하루평균 500여건을 기록하며 다시 반전됐지만 6월중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상록수 프로그램 관계자는 “6월중순을 기점으로 신청건수가 다시 하향세로 돌아섰다”며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가장 큰 것은 배드뱅크 홍보효과 감소와 신용불량자들의 모럴 해저드 상승이 주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반대로 6월중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을 신청한 신용불량자는 3만1611명으로 전월 대비 5906명(23.0%)이 증가하며 설립이후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14일 신설된 전주상담소 및 기존 부산, 대구, 인천지부의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표 참조〉
6월말 총 신청자수는 18만8837명(누계)으로 신용회복위원회는 이달중으로 20만명의 신용불량자를 지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신용회복위원회 내부에선 이번 실적은 신용불량자들의 채무조정 신청이 늘어났다기 보단 접수시스템 구조변경에 힘입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존에 인력중심으로 신청을 받아왔던 것을 최근에 시스템으로 변경, 접수에서 지원까지의 모든 과정을 전산화해 효율성을 제고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용불량자들의 채무조정신청은 한마음금융 설립이후 증가세를 기록하다가 최근 다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 관계자는 “오는 9월 개인회생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신용불량자들이 신청을 미루고 있다”며 “한마음금융 출범때처럼 신용불량자들의 모럴 해저드가 되살아 나는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용불량자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개인회생제도 이용하기’등 개인회생제도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다.
그러나 개인회생제도 전문가들은 이러한 신용불량자들의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특히 한마음금융, 상록수 프로그램,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 신청을 미루고 있는 신용불량자의 경우 개인회생제도에서 지원받기 힘들것이란 주장이다.
한 전문가는 “개인회생제도가 시행되면 법원에 수천명의 신용불량자들이 몰려들 것”이라며 “법원의 경우 실사인력 부족등 현실적으로 개인별로 실사해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용회복지원프로그램에 신청을 한 신용불량자들을 우선적으로 지원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용회복위원회 지역별 신청접수>
(단위 : 건)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