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서울지역 대형저축은행들이 프로젝트 파이낸싱에서 고수익을 기록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등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이미 소액신용대출의 대안시장으로 각인되고 있다.
그러나 후발 저축은행들이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고수익에 현혹돼 준비없이 뛰어들 경우 소액신용대출의 부실과는 비교할 수 없는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2002년 저축은행업계 최초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도입한 한국·진흥저축은행은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힘입어 순익과 자산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말에는 업계 최초로 자산규모 2조원대를 돌파하며 자산규모 1위로 등극했다.
현재 법정관리기업 또는 파산법인의 부동산이나 경매물건에만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한국저축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한국저축은행만의 고유 투자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도 분양형 부동산개발 프로젝트라는 특정 분야를 공략한 결과 지난 2월 현재 25%이상(1300억원 투자)의 고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개발사업 경력 10년 이상인 전문가들로 이뤄진 개발금융부를 운영해 투자부실가능성을 사전에 예방, 안정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솔로몬, 대영, 민국 저축은행도 지난해 공동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짭짭한 수익을 거둬들였다.
저축은행들이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선호하는 이유는 프로젝트 파이낸싱같은 담보대출의 경우 자산건전성분류에도 유리할 뿐 아니라 고수익율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프로젝트 파이낸싱시장에 진출하는 신규저축은행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한솔저축은행은 올해 말 3100억 원, 2005년 말 4500억원을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인 신규진출 채비를 마쳤다.
저축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열풍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수익성도 높을뿐더러 건전성분류에도 유리한 저축은행의 효자상품”이라며 “특히 동일인 여신한도로 독자적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할 수 없는 중소형 저축은행들도 공동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시장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예찬론과는 반대로 일각에서는 향후 얼마동안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남을 것인지에 대한 예측없이 무조건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한다.
지난 2월 정부의 ‘아파트 후분양제 활성화 방안’이 확정되면서 아파트 건설과 관련된 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규모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된다.
그러나 시장확대라는 호기와는 반대로 프로젝트금융회사에 대한 세제지원, 부동산투자회사에 대한 세제혜택 및 투자범위 확대,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제정을 통한 펀드의 부동산 투자로 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도 저축은행들이 은행권에서 취급하지 않는 즉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프로젝트 파이낸싱 투자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 저축은행들은 더욱더 리스크 부담을 안게 된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소액신용대출 같이 부실이 발생할 경우 저축은행업계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특히 소액신용대출과는 달리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규모가 크다보니 한 두건의 부실이 회사의 존망을 위협할 수 있다고 일부에서는 주장한다.
또한 대형사들과는 달리 전문심사인력이나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소형저축은행들이 준비없이 시장에 들어올 경우 위험도는 더욱 더 높아진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현재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투자하는 저축은행들은 토지를 신탁회사에 맡긴 후 신탁사의 수익증권을 담보로 잡는 등 채권보장에 대한 안정장치를 마련한다”며 “상가나 아파트 등 분양미달 위험도가 큰 물건의 경우 투자규모가 적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부분은 신규진출저축은행들이 수익성만을 보고 준비없이 들어올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실”이라며 “부실이 발생했을 때 미치는 파장은 소액신용대출 부실보다 더욱 치명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