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88%로 떨어진 저축은행의 예대율은 대형저축은행들의 공격영업에 힘입어 현재 90%대에 육박하며 지난해 말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IMF이전 저축은행은 예대율 97%를 기록하며 예대마진만으로 수익을 창출해 왔다.
그러나 IMF이후 급속히 늘어난 소액대출의 연체율 상승으로 저축은행들이 심사를 강화하면서 예대율은 85.56%(2003.02)로 급감했다.
한동안 감소세를 기록하던 예대율은 대형 저축은행들이 프로젝트 파이낸싱, NPL 등 대규모 투자를 시작함에 따라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지난해 말 90.32%를 기록했다.
그후 다시 88.68%(2004.01)로 하락하면서 잠시 주춤했던 예대율은 지난 2월 88.97%, 현재 90%에 육박하면서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다.
이러한 예대율의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들은 아직까지도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대마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저축은행의 특성상 지금의 예대율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프로젝트 파이낸싱, NPL에 투자할만한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마땅한 여신처를 찾지 못하고 자금을 놀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저축은행의 대출을 이용하려는 서민들의 문의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이미 소액대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여신을 늘릴 수는 없는 처지”라며 “안정적인 여신처 발굴을 통해 대출을 늘리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모든 저축은행들이 틈새시장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현실상 시장개척은 쉽지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신시장 개발을 주도해 나갈 인재의 부재이지만 인재확충을 위한 뚜렷한 방안은 마련돼 있지 않다. 대우도 은행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당장의 수익창출에 급급하다보니 비전제시도 어려운 상황이다.
저축은행들은 여유자금의 운용측면에서도 각종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상호저축은행법에서는 자기자본의 40%이내에서만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동일회사의 주식 및 회사채는 자기자본의 20%이내에서만 투자가 가능하다.
이러한 각종규제로 자산운용이 제한됨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편의성을 이유로 여유자금을 저축은행중앙회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회를 통한 투자도 자산운용으로 수익을 창출하려는 측면보다는 여유자금을 놀릴 수 없어 투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운용하고 있는 콜 규모는 8000억원, 금리는 4.3%(확정금리)이다.
그러나 저축은행을 비롯해 시중에 여유자금이 넘치면서 우량채권을 매입하려는 경쟁은 날로 심화되고 있어 중앙회의 투자물량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만약 수익성 위주로 무분별하게 자산을 운용해 부실이 발생할 경우 저축은행업계에 미칠 파장은 너무도 크다”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A- 등급 이상의 회사채를 중심으로 보수적인 자산운용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