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우량 상장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외면하면서 이로 인해 은행들의 신바젤협약(NBA) 도입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기관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으로 거래소 상장기업 683개사 가운데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체는 226개사(회사채 170개, 기업어음 154개)로서 회사채는 24.9%, 기업어음은 22.5%로 중복업체를 제외할 경우 33.09%수준에 불과하다.
코스닥 등록기업 887개사 중에서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체는 51개사에 불과하고, 이중 회사채 신용등급 보유기업은 3.9%, 기업어음 신용등급 보유기업은 2.6%에 그쳤다.
특히 거래소와 코스닥 상장등록기업을 모두 총괄 할 경우 17.6%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상장기업의 절반이상이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미국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상장기업들의 신용등급 보유율이 낮은 것은 기업들이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을 선호하며 장기 투자자금 마련을 위한 채권발행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미 국내 신용평가3사에 더 이상 기업의 신용등급 유지를 위한 평가를 받지 않겠다고 통보한 상태이다.
이와 관련 한국신용평가 조민식 상무는 “최근 삼성전자가 더 이상 로컬등급(국내 신용등급)은 필요 없다고 의사를 밝혀왔다”며”등급 만료인 오는 10월이 되면 삼성전자의 국내 신용등급은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주요 대기업 상당수가 채권시장 등에서 완전히 발을 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들의 신바젤협약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바젤협약 아래에서는 은행이 대출을 해줄 때 규제기관의 승인을 받은 자체등급 모형이나 신용평가회사의 표준모델에 근거해야 한다. 그러나 신용평가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등급 개수가 너무 적어 표준모델을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국기업평가 김필규 평가기획팀장은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마련 필요성이 없는 기업들이 스스로 등급을 평정받지 않으려 하는 만큼 은행이나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신용등급 평정을 요청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