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는 상록수 프로그램 신청건수가 지난 17일부터 증가해 현재 하루평균 500여건의 개인신용회복 신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상록수 프로그램은 지난해 11월 출범이후 지난 3월 초까지 하루에 1000~1500건의 개인신용회복신청을 받아왔다.
그러나 배드뱅크 설립 발표이후 개인워크아웃 신청건수는 크게 감소했다.
이는 세부적인 운용방안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된 배드뱅크 설립계획이 정부의 ‘선심성 정책’으로 인식되면서 신용불량자들이 개인워크아웃신청을 미뤄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상록수 프로그램 관계자는 “배드뱅크 설립 발표이후 신용불량자 사이에서 ‘배째라’, ‘버티기’ 등 모럴 해저드 현상이 크게 확산됐다”며 “하루 1000여건 이상 접수되던 신청건수도 이러한 분위기로 인해 100여건으로 떨어지는 등 신청건수가 급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드뱅크의 예약신청이 시작된 지난 17일부터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배드뱅크는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출범전부터 약 6335건(873억원)의 예약신청이 몰리면서 신용불량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고 그 과정에서 급감했던 약식개인워크아웃 신청건수도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 것.
그동안 배드뱅크 신청자격조건(채무원금이 5000만원 미만에 6개월이상 연체 다중채무자)에 부합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개인워크아웃 신청을 미뤄왔던 다중채무자들이 역으로 배드뱅크를 통해 상록수 프로그램을 소개받고 지원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2개월동안 배드뱅크에 대한 홍보로 인해 신용회복지원센터와 상록수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증가세가 한동안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록수 프로그램도 이러한 증가세에 힘입어 올해 말까지 10만건의 신용회복신청을 지원할 계획이다.
신용회복지원센터 관계자는 “배드뱅크는 설립발표이후 긍정적, 부정적 효과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언론의 조명을 받아왔다”며 “그 파급효과로 개인신용회복에 대한 인식도도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배드뱅크 신청의 대부분이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신용불량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개인신용회복위원회와 상록수프로그램을 비교해 볼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맞는 가장 합리적인 지원책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신용불량자 해소를 위해선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신용불량자해소만으로는 사회적 비용만 추가투입될 것이라는 비판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3월 360만명에 육박하던 신용불량자가 불과 3개월만에 400여만명을 육박하는 수준으로 급증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신용불량자 정책으로는 이러한 증가세를 막기에 미흡하다”며 “신용불량자가 스스로 변제능력을 키울 수 있는 지원정책 수립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