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난항을 겪어왔던 저축은행의 배드뱅크 참여여부가 정부의 출자분 손실처리 유예방침으로 인해 순풍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일 저축은행중앙회 연수원에서 열린 배드뱅크 설명회에서 LG증권은 이같은 방침을 설명하고 저축은행들의 배드뱅크 참여를 유도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저축은행 관계자 특히 소액대출과 관련된 30여개 저축은행 관계자들은 이번 정부의 배드뱅크 유도정책에 어느정도 만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1차 설명회에서 저축은행들이 제시한 출자분 손실처리 유예방침을 금융감독당국에서 긍정적으로 검토·반영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저축은행의 배드뱅크 참여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대손충담금의 경우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일반 회계처리기준이 아닌 저축은행의 상황을 고려해 현행 충당금 적립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부담 등으로 그동안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배드뱅크 참여에 부정적이었지만 정부의 유도정책이 나온만큼 불참할 명분이 사라졌다”며 “하지만 방침만 정해졌을 뿐 아직 구체적으로 정부의 지원책이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배드뱅크 참여여부를 확실하게 밝히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같이 저축은행의 배드뱅크 참여의 걸림돌로 작용하던 대손충당금 추가적립 문제가 해결됐지만 아직도 NPL 등의 문제는 남아있다.
그러나 NPL의 경우 전체 저축은행의 문제점이기 보다는 일부 저축은행의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설명회에서도 NPL 등 저축은행의 부실채권 평가와 관련해서 한국·진흥저축은행과 솔로몬저축은행에서 정부의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대손충당금 추가적립 외에도 이들 저축은행의 경우 총 2조원의 NPL로 인해 배드뱅크 참여시 손실을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배드뱅크 불참의 대의명분으로 작용했던 대손충당금 추가적립부담이 사라짐에 따라 이들 저축은행의 입장이 곤란하게 됐다.
그동안 저축은행업계는 배드뱅크에 대해 모두가 참여하던가 아니면 불참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이번주중에 의향서를 받으면 어느정도 저축은행들의 입장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실질적으로 의향서에 참여한다고 밝혔더라도 협약과정에서 불참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어 확실한 것은 협약이 끝나야지만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업계에서도 현재 배드뱅크 참여여부는 업계전체의 의견보다는 각 저축은행들의 상황에 따라 가입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