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서근우 박사<사진>는 24일 ‘서민경제안정을 위한 저축은행의 역할’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세미나에는 서울소재 27개 저축은행 사장단 및 임원이 참석했다. 이날 강의를 맡은 서근우 박사는 “IMF 경제위기(97~98년)는 서민경제의 기반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시기에 대표적인 서민금융기관인 상호저축은행과 신협, 새마을금고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됨과 동시에 중산층을 중심으로 급전 수요 및 공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는 경기침체 및 실직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한 서민층의 생계자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남과 동시에 기업부문 자금수요 급감에 따른 상대적 저금리 현상으로, 부동산 투기 등 가계자금 공급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서 박사는 이에 정부가 서민금융기관의 신용대출 활성화를 위해 ‘상호저축은행’으로의 명칭 전환, 규제완화, 결제원 가입, 서민 신용대출 확대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했지만 서민경제 상황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서민금융 운용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실례로 저축은행의 경우 소액신용대출의 53.8%가 연체돼 부실을 초래했을 뿐 아니라 부동산 담보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 박사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저축은행의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기능 강화를 위한 장기적인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도적 측면에서 서민금융업에서 발생한 시장실패의 적극적 보정작업을 위한 전략수립이 절실하고, 그 일환으로 저축은행중앙회의 업무내용 확충과 신용보증 활용기회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영 측면에서도 소기업 및 개인사업자에 대한 여신을 통해 고객확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소기업 창업자금 등 정책자금과 신용보증부 대출 활성화와 더불어 과도한 위험 여신의 취급 억제를 위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 박사는 또 “현행 저축은행업계의 자기자본으로는 신용불량자에 대한 적극적인 채무조정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향후 소액신용대출 연체문제의 해결방식에 따라 저축은행의 경영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밝혔다.
연체 해결을 위해서는 조건변경여신에 대한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을 ‘고정’으로 분류하여 신용불량자 신용회복 지원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 박사는 저축은행 업계 자체적으로 배드 뱅크를 설립하여 나름대로 신용회복을 지원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