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는 지난해부터 가계소득 감소 및 자산가치 하락에 의해 가계부문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되자 개인대출보다는 기업대출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개인대출규모(1월말 기준)는 8조478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9910억원이 증가한데 반해 소규모 기업대출은 14조84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35%포인트 증가한 3조823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대출신청시 심사요건이 까다로운 시중은행보다는 저축은행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일방적인 대출심사요건을 적용하기 보다는 유연한 심사와 간소한 대출절차 등 기업의 편의를 최대한 제공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들도 시중은행에 비해 다소 금리가 높지만 이러한 요인 때문에 저축은행을 찾고 있다.
또한 저축은행들이 그동안의 부실의 주요인으로 작용하던 소액대출을 줄임에 따라 기업대출에 비해 개인대출의 성장세가 많이 둔화됐다.
기업대출의 증가는 저축은행업계의 안정적인 수익모델 창출이라는 효과 외에도 중소기업의 활성화를 위한 은행이라는 이미지 정립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일저축은행은 최근 500억원을 기업대출부문에 추가로 지원했다.
평균 금리는 9%대로, 대출형태도 1년이상 장기대출보다는 1~2개월 단기대출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단기대출의 경우 자금회전이 빠르고, 상환기간이 만료되더라도 그동안 이자 상환실적에 따라 연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만기연장시에는 추가금리를 적용할 수 있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대스위스도 지난해 말에 비해 기업대출이 1500억원 이상 증대했다. 우량중견기업을 중심으로 12~13%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현대스위스는 앞으로 기업대출 비중을 더욱 늘릴 예정이다.
현재 현대스위스의 총 기업대출 규모는 6000억원으로 전체 여신액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스위스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대출비중을 60%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그러나 한쪽에만 치중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이러한 비중은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비중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한쪽으로 치중해 나갈 경우 수익이 큰 만큼 리스크도 크기 때문이다. 현재의 상황이 호재라고 해도 향후 소액대출처럼 저축은행의 부실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현재 비중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전체적인 틀에서 볼때 그 비중차이는 1~2%정도밖에 안된다”며 “저축은행의 가장 큰 장점인 유연성을 통해 리스크가 높아지기 전에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업대출 증가세로 인해 저축은행의 여신 거래자수는 지난해 1월말(183만3000명)에 비해 약 20만명이 줄었들었다.
여신과는 반대로 저축은행의 고금리로 인해 수신 거래자수는 지난 1월말 기준 183만9000명으로 지난해 동기(159만2000명)에 비해 24만7000명이 늘어났다.
<여수신 업종별 분류 및 거래자 현황>
(단위: 억원, 명)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