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공동점포의 경우에는 1층에 은행, 2층에 증권회사, 인근 빌딩에 신탁회사와 같은 형태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은행에 들르는 길에 다른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다른 별도의 빌딩으로 발길을 옮기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 건물 안에서 각 층별로 은행과 증권 구분없이 업무 심화도별로 영업직원들을 배치, 말 그대로 공동점포를 추구하고 있는 것.
이는 국내 은행계 증권사들의 은행내 소규모 점포인 BIB와 사뭇 다르다.
국내 BIB의 경우에는 은행고객들을 증권으로 끌어들이는 접근성에만 초점이 맞춰졌을 뿐 사실상 은행과 증권의 업무 단절성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일본의 공동점포는 1층은 입출금 및 계좌이체 등과 같이 신속한 처리를 필요로 하는 업무전용으로 2층은 자산운용이나 대출과 같이 천천히 상담을 필요로 하는 업무를 3층은 부유층을 겨냥한 컨설팅을 수행하는 업무플로어로 개조했다.
이에 따라 은행, 신탁, 증권 등 각각의 영업담당자가 각각의 층에서 공동으로 고객을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고객들의 입장에서는 수고를 덜고 간편하고 편리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품을 결합시킨 운용상의 조언 등과 같은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받을 기회가 늘어나게 됐다.
이는 미쓰비시-동경 파이낸셜그룹이 동경-미쓰비시은행, 미쓰비시신탁은행, 미쓰비시증권 등 그룹 3사가 공동으로 거점확보를 위한 차별화 전략 차원에서 추진하게 된 것.
이런 신개념 점포의 1호점은 미쓰비시-동경 파이낸셜그룹이 사이타마 토고로와자에 개설한 ‘MTFG 프라자’다.
이 그룹은 앞으로도 10개점 정도를 늘릴 계획이다.
이에 대해 대형 은행계열사 이외에 지방을 영업기반으로 하고 있는 증권회사의 경우에는 “토착 지방은행과의 연계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UFJ와 미쯔이스미토모 두 그룹은 증권중개업 허용을 겨냥한 점포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두 그룹 모두 은행과 증권의 공동점포보다는 독립된 은행창구에서의 상품 확충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
이는 증권중개업무가 허용되면 공동점포를 내지 않더라도 은행창구에서 직접 주식을 취급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이미 은행 독립창구에서 팔고 있는 투자신탁, 보험상품 등과 합쳐서 금융종합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점포수나 자본 측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은행의 업무범위를 확대하고자 하는 행정당국에 대해 증권업계는 “은행의 사정만을 우선시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만의 소리가 높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투자가의 저변확대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견해도 대두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김재호 기자 kj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