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기술신용보증기금이 2001년 총 5차례에 걸쳐 8008개의 벤처기업에 발행한 3년 만기 1조800 0여억원의 프라이머리 CBO가 올해 만기가 돌아오면서 오는 5월이면 약 6300여억원의 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청이 지난 2001년 6월(49여억원), 12월(275여억원) 두차례에 걸쳐 발행한 325여억원의 프라이머리 CBO도 각각 오는 6월29일, 12월27일에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상당수 벤처기업들이 회사채 상환요구로 인해 유동성압박을 경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벤처사들 뿐 아니라 벤처캐피탈사들의 투자포트폴리오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해 결국엔 향후 자금력을 가진 대형 창투사와 특정부문에 특화된 소형창투사로 시장재편을 촉진시킬 것으로 분석된다.
벤처사들이 회사채 전액 상환이 어려운 것은 P-CBO발행 당시 코스닥지수가 80대를 기록했지만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코스닥시장의 각종 횡령사건과 주금가장납입사건 등으로 인해 신뢰성이 떨어지면서 현재 코스닥지수가 50대선을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벤처기업 P-CBO의 손실분은 기술신보가 떠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 출연기관인 기술신보가 지급보증을 했고, 벤처기업들에게 원리금 상환을 요구할 경우 벤처기업은 물론 그 기업에 투자한 창투사들도 대규모 투자손실을 입기 때문이다.
이러한 손실에 대해 자구책으로 제시된 추경 동원 방안도 재경부와 기보의 P-CBO 손실 책임 떠넘기기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어 그 해결책이 보이지 않고 있다.
기보측은 당시 P-CBO 발행은 정부지침에 따른 것으로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재경부측은 심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같은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한편 기술신보의 P-CBO와는 반대로 신용보증기금의 중기전용 P-CBO는 아시아 금융시장 활성을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을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신보는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68회에 걸쳐 10조839억원을 보증, 743개의 기업에 17조6131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신보는 특히 P-CBO보증이 일반보증보다도 낮은 사고율을 유지함으로써 지난해 6차에 걸쳐 P-CBO를 모집했으며, 신청기업의 신용평가 등급에 따라 연 6.07%~9.97%의 차등 발행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특히 기보의 P-CBO 손실에 따라 발행기업에 대한 심사를 강화해 신용평가등급 BB이상의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신보 관계자는 “무조건적인 지원보다는 경쟁력 있는 기업의 지원을 위해 신용평가등급 BB이상인 기업들만 신청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정했다”며 “별다른 부실없이 기본재산을 양호하게 보전하는 신보의 효자보증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