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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우리, 표정·행보 엇갈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03-12-25 12:18

아시아로 영토확장-내실 질적성장에 관심
임금피크제 등 냉랭-노사신뢰 분위기 탄탄

자산규모로 은행권 1, 2위를 달리고 있는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발걸음이 몇몇 곳에서 사뭇 달라 눈길을 끈다.

한쪽은 국내 금융시장 외에 아예 아시아를 넘보며 공격적인 태세다. 다른 쪽은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내실 다지기를 새해 경영전략의 본줄기로 삼았다.

이와 함께 실적도 서로 엇갈렸고 임금에 대한 현재의 입장과 여기에 연동성이 큰 노사관계도 사뭇 다른 양상이다.



■ ‘더 넓은 무대 질주’ ↔ ‘내실경영 질적성장’

국민은행은 정부지분을 자사주로 흡수한 뒤 무상소각 하려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지 당했지만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고 나섰다.

이 은행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부행장은 24일 “범 아시아권(Pan-asia)을 공략할 전략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행장이 최근에 밝힌 ‘아시아권 제휴은행과 지분을 맞교환한다’는 것도 그 중 하나라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이 방안과 함께 △아시아 시장을 지배하는 지주회사를 전략적 제휴자와 공동설립하는 방안과 △인도네시아 BII은행 인수처럼 조인트 벤처로 참여하는 방안 △그러면서도 단독 인수할 절호의 찬스는 놓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비해 우리은행은 불확실성에 대비한 내실경영으로 질적성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덕훈 은행장은 23일 △리스크관리 고도화 △고부가가치 수익창출 △조직·시스템간 시너지 강화로 영업기반 다지기 등을 내세웠다.

이행장은 “LG카드와 증권이 매력적인 것은 틀림 없지만 충분히 감내할만한 손실인지 신중히 따진 뒤에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형과 규모 확장보다 내실 중시 전략이 확고하다.



■ 실적 명암 반대 입장으로 바뀌어

특히 올해 실적에선 입장이 크게 바뀌었다. 우리은행은 외환위기 후 각고의 시간을 보냈다. 옛 상업과 한일의 합병으로 합병 1호였지만 2000년 다시 공적자금을 투입 받았다. 2001년과 지난해 당기순익은 7000억원대였는데 올해는 3분기말 이미 1조를 훌쩍 넘어서 모처럼 화색이 감돌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2일 이 은행 노사는 올 임금인상률을 6.4%로 합의했다.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5%대에 이어 이태째 인상한 것이지만 지난 98년~2000년때 상여금을 반납하는 등의 인내를 생각하면 과실을 돌려받는다는 실감은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노조는 은행에 지나친 부담을 주지 않으려 했고 은행장도 노조 입장에 귀 기울이려 노력한 결과 원만하게 합의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덕훈행장은 23일 임금피크제와 관련, “한 직원에게 주는 급여가 1이라면 이 사람을 위해 은행이 들이는 돈은 2.5정도 된다”며 “이 중에서 급여 일부를 나이가 많다고 깎는다고 비용절감 효과가 크지 않고 불만을 품는 사람이 조직 곳곳에 있으면 오히려 나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 노사간 분위기도 대조적

이에 비해 국민은행은 사정이 좀 다르다. 합병 전에도 98년을 빼면 순익 규모가 남들의 부러움을 샀다. 합병 후엔 다른 은행을 압도했으며 지난해엔 1조3000억대의 순익을 실현했다. 다만 올해는 카드부실을 합병으로 떠 안았기 때문에 4분기 호전에도 불구하고 잘해야 소폭 흑자를 점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의 급변은 노사간 의 불편한 관계를 예고하고 있다. 은행 한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적자 가능성을 단호히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실적이 나쁘기 때문에 임금은 동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현재 금융노조 주택지부쪽만 여덟차례에 이어 최근 선거가 끝난 국민지부가 함께 참여한 두차례의 공동교섭에서 크나큰 시각차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측은 언론에 보도된 임금피크제나 직무가격제, 명퇴 가운데 직무가격제 부분만 구체적으로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주택지부 한 관계자는 “지금도 전체 성과급 등 변동급적 임금 비중이 너무 큰데 직무급별 차등하면 더 심각해질 뿐 아니라 지난해 승급한 3900여명 가운데 직무급이 승격 안된 3415명에 대한 승격부터 먼저하는 게 순서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노사 모두 이 부분 마저 올해 안에 타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와 은행측은 특히 임금 인상폭을 놓고 견해차가 큰 상태다. 노조는 신한은행과 임금격차 해소를 목표로 삼고 있고 은행측은 가급적 동결에 가깝게 결정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임금피크제의 경우 연초부터 김정태행장이 제의했으나 노조는 정년연장 등 순기능적 보완장치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명퇴는 과거보다 좋은 조건 속에서 순수하게 자발적인 경우에 한한다면 타결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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